Page 32 - 전시가이드 2024년 07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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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64괘, 60x90cm, 목판에 옻칠 안료 자개, 2024




         전통옻칠을 통한 현대회화의 모색
                                                        죽(長竹)·죽기(竹器)·지기(紙器) 기타 일용 도구에 까지 널리 이용되어 왔다.
        옻칠작가 최 윤 진                                      옻칠의 주성분은 우루시올[칠산(漆酸), 옻산]과 수분이고, 그밖에 고무질과 함

                                                        질소물질 등을 함유하고 있다. 우루시올은 옻칠의 주성분이기 때문에 옻칠 도
                                                        막을 형성하는 주성분이 된다. 즉, 우루시올의 화학적 구조에 따라 옻칠의 품
        글 : 김재덕(갤러리 아트팜 관장 칼럼니스트)
                                                        질이 결정되는 것이다. 양질의 우루시올은 좀 더 견고한 결합과 강한 접착력,
        옻나무(Rhus verniciflua stok)는 낙엽교목으로 우리나라의 함경북도 일부 지  그리고 건조 시간의 단축을 이루면서 광택을 증가시킨다. 특히 광택의 증가
        방을 제외한 한반도 전국에 잘 분포되어 식생하여 우리 민족은 오래 전부터        는 결합된 조직이 치밀하며, 중국산은 이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 우루시올은
        옻나무에서 채취한 천연 도료인 옻칠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왔다. 한반도에서        트리엔(triene) 성분과 모노엔(monoene) 성분이 약 80%를 차지하고, 카테콜
        옻칠한 기물의 흔적은 B.C 3세기경부터 발견되며, 삼국시대에는 고분에서 다      (catechol) 성분은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한 종류의 칠기가 발견된 바 있다. 칠의 종류는 하지용(下地用)으로 사용되
        는 생칠(生漆)과 상도용(上塗用)으로 사용되는 투칠(透漆), 투칠에 안료(顔料)    5월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 옻칠을 단순한 공예의 도색료가 아닌 회화의 기
        를 가한 채칠(彩漆), 투칠에 철분을 가한 흑칠(黑漆), 옻나무에 불을 가하여 나   본 오브제(objet)나 기본 채료(彩料)로 독창적인 창작활동을 하는 소산 최윤
        온 진인 화칠(火漆), 생칠을 화학적으로 처리한 정제칠(精製漆)이 있다. 북한     진작가의 전시가 개최 되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서양화의 미니멀리즘
        지방에는 평북 태천칠(泰川漆)이 유명하다. 신라에서는 칠전(漆典)이란 관서       (minimalism)회화의 장르를 감상 하듯 절제된 표현과 단순 담백한 색채에 동
        가 있었고, 고려시대에는 중상서(中尙署)와 군기감(軍器監)에 칠장이 배속되       화되며 감상의 공간으로 스며들게 된다. 옻칠이라는 전제를 신호하지 않을 때
        어 있었으며, 조선시대에는 경공장(京工匠)과 외공장(外工匠)에 칠장이 있었       작품 하나하나의 심미적 감상은 과감한 추상의 세계를 천착하는 작가의 고심
        다. 옻칠은 자개로 장식하는 그릇뿐만 아니라 갓이나 소반·쟁반 등 목기와 장      으로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작가는 옻칠이라는 전통의 채료에 대한 물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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