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전시가이드 2024년 07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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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서로 연결된, 60×150cm, acrylic on canva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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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떤 조형미를 추구하고 있는가. 많은 고민을 불러일으키는 질문이다. 예      기본적으로 개인의 절실함은 사회와도 닿아 있다고 본다. 굳이 동시대 미술의
            전보다 주변의 일상이나 사물을 세밀히 관찰하는 습성이 생겼다. 세상은 보다       주제나 사회와의 관계성을 얘기하자면, 초연결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소통’의
            풍부한 시각 자료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내가 만드는 화면은 만족스럽지 못할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이 시점에서 문이나 출입구, 통로로 나타나는 ‘
            때가 많은데, 극도로 정제된 표현과 혼란스러운 화면을 오가고 있는 것 같다.      소통’의 상징성을 주제로 들여오고 있다고 하겠다.
            응축된 색과 형으로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을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작가로서의 작업 경력을 돌아보았을 때 작품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
            상징성이나 추상성을 포함하여 작가의 작품이 다른 추상 표현과 어떤 차별성        엇인가.
            을 지닌다고 보는가.
                                                            멈추지 않고 계속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속 가능하다는
            언젠가 계속해 오던 추상 작업이 진척이 없고 지루함과 회의감이 밀려오던 시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일관되고 지속 가능하게 하자면 작가 개인의 내
            기가 있었다. 변화가 필요함을 느끼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였다. 일단 알고       적 에너지, 의지, 이를 둘러싼 환경, 주제에 대한 성실한 탐구심이 동반되어야
            있던 익숙한 색의 사용 방법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다른 작가의 관심사도 연구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했으며 현존하는 삶과의 접점도 찾아보았다. 그 결과 ‘시간과 공간’이란 주제
            를 들여오게 된 것이 현시점에서 작업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되었고, 차별
            점이 생긴 게 아닌가 한다.                                 작가가 언급한 ‘시간과 공간’은 내가 예견했던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그
                                                            러나 양면적인 것을 실험하면서 고정적인 틀에 안착하기를 거부하고 끊임없
            동시대 미술이 다양하기는 하나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현실을 이슈로 삼기 때       는 실험을 통해 지금까지 이 길을 달려왔다는 점에서 믿음을 준다. 선과 색이
            문에 그 표현 방식이 보다 거칠고 공격적이라면, 추상은 이러한 사회적 상황       만들어내는 평면 속 무한대의 공간 표현에 대한 접근은 지속적으로 이루어
            에 눈을 돌리지 않는 독자성을 지니면서 절대적인 미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       질 것으로 보인다. 작가의 다음 작업에서 ‘시간과 공간’은 또 어떻게 변해 있
            다. 사회와의 관계를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작업하는가.                   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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