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전시가이드 2021년 09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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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3, 50호, Arshji with mixed materials, 2021 그리움4, 50호, Arshji with mixed materials, 2021
최금란 작가의 이전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표현된 방황과 고민 등이 내재되어 도 작가의 안목이 탁월하다 하겠다. 이합장지에 초벌부터 분채로 아주 옅게
있다. 따뜻한 작품속에서 힘겹고 외롭게 버티고 서 있는 그는 곧 방황이다. 다 채색으로 덧칠하고 색을 올리고 우러내기를 반복해서 점점 밀도를 높여 이렇
행히도 그 기저에는 요소요소에서 신앙의 힘이 그를 이끌어 내고 있어 얼마나 게 분채로 여러번 채색을 올리면 장지에 배어 올라오는 자연스러운 색조가 나
다행인가 자기의 마음처럼 회오리 치듯 표현된 기법이나 대상의 형태나 색상 타나는 것을 無我라 함은 어떨지…, 장지에 배어 올라온 그색은 누구도 색감
등이 자기 내면에 감추어진 아름다움으로 만나 다양한 생각들이 표현되어 나 으로 그려낼수가 없다. 환상적이다.
타나고 보여주며 반복되어 강하게 자기를 드러내고 있다. 그것들이 맑고 청아
하게 보여 더욱 슬프도록 아리게 표현 되어 있어 위로해 주고싶다. 朝鮮 陶工이 흙으로 도자기를 빚어 유약을 바르고 건조후 가마에서 굽지만 뜨
거운 불 속 변화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無我之境이 되듯 장지에 묻어나는 색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상도 아마 가마속 도자기의 塑性(소성)과 窯變(요변) 과정처럼 누구도 알 수
이 세상 그 어떤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없는 변화된 미감으로 만난다. 최선을 다하고 순응하는 조선의 도공이 빚은
분청다완은 민초들의 마음의 표현이고 자연을 닮은 선한 마음처럼 모두 “拙”
최금란의 작품속에서도 고스란히 잘 드러나 있다. 아마도 이 길이 건강한 작 한 겸손한 마음의 작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의 길로 가는 하나의 큰 과정일 것이다. 작업에서도 본인에 의지를 엿볼 수
가 있다. 그건 노력의 대가인 땀의 결과로 수 년전부터 그는 대한민국 미술대 그들 마음처럼 쉽게 유약을 바르고 덤벙 집어 넣는 감각 그리고 감의 산물이
전에 작품 출품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결과 특선과 입선 등을 통해 다. 그 겉에 묻어난 유약이 분장된 다완 이게 조선의 분청 다완의 아름다움
긴장감과 제도권에서도 결코 벗어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며 미술의 흐름과 美다. 거칠면서 부드러운 빛깔 조선의 산천을 닮고 정서와 풍토를 닮은 질감
정보를 감지하며 건강한 작가의 길을 가고 있어 고무적이다. 작품에 회화성 우리민족 정서와 맞아 떨어져 감상자에게 애장감, 비장감, 갖고싶고, 사고싶
과 작품의 품격도 보여지며 작품은 맑고 청순함과 따뜻함이 배어있다. 대형작 고, 훔치고싶다, 죽고싶다로 그 미감과 맞닿아 있을 최금란작가의 마음을 잠
품에서도 여전히 끈끈한 작업과 치밀함등 차분히 본인의 심미속에 숨겨져있 시 헤아려 본다. 앞으로 좋은 작업들을 기대해 보고싶다.
던 그 아름다움에 눈을 떠가며 자기 작업속에서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 예술은 100m 기록경기가 아니다. 1등도 2등도 없다. 좋은 작가만 살아남는다.
번 전시작품에서 보여지는 朝鮮의美, 禪과 茶道,등은 우리 문화적인 좋은 잉 장거리 마라톤과 같다. 완주하는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자가 쟁취한다. 그것
태라 느껴진다. 그의 마음속에서 그토록 갈구한 朝鮮의 정신적인 美와 禪思 이 예술가가 되고 건강한 화가가 된다. 예술가는 타고 나야하며 진심으로 치
想, 茶道등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어 확장시킨다. 씨실 날실로 한올한올 부 열하게 땀을 흘려야한다. 또한, 미술사적으로 정리될수있는 작가가 되어야한
드럽고 투명하게 직조처럼 치열하게 그려낸 실오라기 천의 아름다움과 그리 다 치열한 작품세계와 미의식과, 사고, 건강한 작품세계와 그시대에 시대정신
고 분청 다완의 만남이다. 과 작품이 새로웠느냐, 대표성이 있느냐 등으로 말할수 있겠다. 작가는 작품
그의 작업에 바탕이되는 재료의 선택도 우리 전통한지 딱지에 이합장지 선택 으로 말한다. 치열함으로 끝까지 완주하는 작가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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