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전시가이드 2021년 09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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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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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데 말이다.                                         상형문자인 한문은 사물을 풀어낸 글이기에 그림과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에
            그림은 마음의 산물이다. 입으로도 그리고, 발로도 그리고, 아니면 컴퓨터의       수년간 작업을 해 왔다. 옛 선인들의 시는 색이 바랜 단청의 느낌이 들고 물질
            커서를 움직이며 마음을 그린다. 요즘 현대미술은 그림의 테크닉이 없어도 다       문명의 양면인 풍요와 빈곤의 공간을 뚫어 주는 묘한 감동이 있다. 구겨지고
            른 화가의 손을 빌려 평소 생각을 표현하는 걸 보면 인간은 마음을 쓰는 독특      빛바랜 한지를 표현한 켄버스 위에 한시를 한자 한자 적다보면 (그리다 보면)
            한 존재이다.                                         옛님들의 사유가 오늘을 사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
                         使我得有身後名  사아득유신후명                   고 내 그림에는 병아리가 많이 나온다. 그 연약한 생명을 보면 누구나 무장해
                         不如卽時一杯酒 불여즉시일배주                    제가 된다. 병아리로 표현되는 약한 존재가 자기성찰을 하게 됨으로 오히려 강
                            죽은후의 명성이란 것은                    함을 인식하게 되는 내용의 그림을 하나하나 그려나간다. 언젠간 아니, 지금이
                          살아서의 술한잔 보다 못하다                   라도 내밀한 마음을 본 지치지 않는 화가가 되겠지. 화가의 명성이 멀리 있거
            세실신어중 임탄편에 나오는 장한의 시로 세상의 속됨을 한편의 시로 표현         나, 높이 있어도, 설령 안 보인다 하더라도 개의치 않는 자유로운 화가 말이다.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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