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8 - 샘가2024 7-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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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정하시고, 쉬고 나서 월요일부터 일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쉼’은 성경에서 놓치지 않고 있는 주제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창조 섭리
          를 무시한 채, ‘쉼’이 없이 열심히 살기만 하면 잘 되는 줄 알고, 브레이크 없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 봉독해 드린 본문 말씀을 중심으로 예수께서도 ‘쉼’이 필요함을 저와 여러분에
          게 일깨우시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참된 쉼’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째, ‘쉼’은 먼저 열심히 살고, 열심히 일한 사람이 누릴 권리입니다. 사도 바울은
          “일하기 싫은 사람은 먹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들만
          이 ‘쉼’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본문 마가복음 6장 31절 하반절을 보면 "사도들이 돌아와 자기들이 행하고, 가르친
          모든 일을 예수께 보고하고 나니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하여 외딴 곳으로 가서 잠시 쉬
          도록 하자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은 오고 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 식사할 겨를도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와 제자들은 하나님의 일을 하느라고 식사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사
          역하였습니다. 날마다 놀다가 쉼을 갖는다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진정한 쉼은 열심
          히 일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아멘!

             둘째, ‘쉼’은 한적한 곳을 필요로 합니다(장소의 차별화). 일만 하지 않는다고 해서
          ‘쉼’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군중 속에서도 쉼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약한 육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소의 영향을 받습
          니다. 그러므로 일상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쉴 수 있는 한적한 장소, 구별된 장소가 필
          요합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에 잠깐 쉬어라”고 하셨습니다(31). 그러므
          로 일상의 삶을 벗어난 과감한 일상탈출이 필요합니다. 천주교에서는 이것을 피정(避
          靜, recollectio)이라고 합니다.

             ‘피정’이라는 말을 풀이하면, 소란함(혹은 세상)을 피(避)해서 조용히(靜) 묵상(혹은
          자신을 닦음)에 잠긴다는 뜻입니다. 신앙인들이 일상을 피해 일정 기간 조용히 자신을
          살피며 수련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셋째, ‘쉼’은 잠깐이어야지 지속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육신과 마음 그리고
          영적인 쉼의 목적 중의 하나가 “재충전하여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우리에게 부여하신
          사명을 효과적으로 감당하도록 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쉼’은 잠깐이어야 합니다. 영
          원한 쉼은 육신의 생명이 끝나고, 죽어 천국에서 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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