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경기룩아트Vol.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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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_전통한국문인화                                                                                                                           www.klookart.org







                            전통한국문인화의 현대화로 천착






                                                                                                     문인화가  이 지 향






                                                                                                                                         글. 김재덕 미술컬럼니스트
          우
         우  리나라 전통민화는 정통회화의 조류를 모방하여 생                                                                        인화 경향은 고려시대 유입되어 이제현(李齊賢) 김부
         활공간의 장식을 위하거나 실생활 속의 관습에 따라 제                                                                        식(金富軾) 등의 작품이 있으며, 조선시대의 사대부들
         작된 실용화(實用畵)를 말한다. 조선 후기 서민층에 유                                                                       도 많은 그림을 남겼다.

         행하였으며, 이규경(李圭景:1788~1865)은 이를 속화
         (俗畵)라 하였으며, 서민들의 가정집에 손님이 오거나                                                                          문인화가 임천 이지향은 원말 4대가의 수묵산수에서
         제사상 뒤편에 너저분한 것들을 가리는 용도로 병풍으                                                                         부터 이어져 현대에 이르기 까지 문인사상의 근원을
         로 제작하여 활용하고, 벽에 액자나 족자 형태로 붙여                                                                        탐구하며 사군자로 오랜기간 수련을 하였다. 유년기부

         여염집들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였다. 민화는 백                                                                         터 서예를 익혀왔기에 서예를 기본으로 한 기본필력
         성들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대부분 작자 미상의 그림들                                                                        이 탄탄히 다져진 문인화의 기개는 강약이 적시에 나
         이다. 대체로 생활공간을 장식하거나, 아니면 특별한 목                                                                       타나는 빈틈없는 운필에서 나타난다. 시,서,화의 필요
         적으로 그려진 것이 대부분이며 다소 해악적이며 익살                                                                         조건을 갖추었기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을 그리는

         스러운 작품들도 많이 그려졌다. 그저 일상에 함께 어우                                                                       인정받는 화제의 작가가 되는 유년기의 꿈을 가졌었
         러지는 그림들이기에 소재에 대한 부담이 없어 일상생                                                                         으며 현재 그 꿈의 실현을 위해 국내는 물론, 미국, 유
         활에서 매일 보고 접하는 소재(해, 달, 나무, 꽃)를 비롯                                                                    럽, 중국 등에서 강의 및 전시로 우리 전통문인화의 정
         해서 여러 가지 주변 가축이나 동물들까지 그림의 소재                                                                        신과 그림을 알리는데 열정을 다 하고 있다. 최근 작업

         가 되었다. 대부분이 정식 그림교육을 받지 못한 마을에                                                                       의 모티브로 삼아 그리고 있는 호박과 그 꽃은 우연히
         손재주있는 무명화가나 떠돌이화가들이 그렸으며, 서민                                                                         작가의 붓끝에서 그려진 호박의 모습에서 심리적 평안
         들의 일상생활양식과 관습 등의 항상성(恒常性)에 바탕                                                                        함을 느꼈고 그림 그리는 내내 몰입할 수 있어 최근 연
         을 두고 발전하였기 때문에 창의성보다는 수요가 많은                                                                         작으로 천착해 나가고 있다. 작품 활동과 더불어 현시

         구도를 되풀이하여 그려서민사회에 사고 팔았기에 당시                                                                         대의 흐름에 따라 수묵의 필선에만 의존 하지 않고 임
         의 사회적 틀에 형식화한 유형에 따라 인습적으로 계승                                                                        천이지향의 이름을 걸고 유튜브를 제작하여 문인화의
         되었다. 따라서 민화는 정통회화에 비해 수준과 시대 차                                                                       기초 필법부터 시작하여 운필의 테크닉을 공개강좌하
         이가 심한 면을 볼 수 있다.                                                                                     고 있다. 시간이 되는 대로 직접 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시간과 거리로 인하여 직접 만나지 못하는 대중들과의
                                                            한 분야에 걸쳐있으며 전문 화공이 그린 그림과는 기교
           그림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을                                                                        소통을 이루며 그림을 그리고 생활에 활용하는 방법을
                                                            면에서나 분명한 차이가 난다. 문인화는 처음에 특정한
         수 있으나 민화를 다루었던 민초들과 달리 학식이 있는                                                                        온라인을 통해서 공유하고 있다.
                                                            양식을 갖지 않았으나 ‘원말 4대가’의 출현으로 수
         선비나 사대부들이 여흥으로 자신들의 심중을 표현하여
                                                            묵산수화 양식의 전형이 완성되었다. 이를 남종화(南宗
         그린 그림을 문인화라 한다. 이는 달리 사인지화(士人                                                                          조선전기의 대표적 문인화 강희안(姜希顔)은 당대
                                                            畵) 또는 남화(南畵)라고 하며, 비로소 문인화 특유의
         之畵) 혹은 사대부화(士大夫畵), 문인지화(文人之畵)                                                                        많은 그림을 그려 유명세를 탔지만 화가로 이름이 남
                                                            양식이 정착되기 시작하였으며 초기 화법을 이어온 수
         로 불리다가 문인화(文人畵)가 되었다. 이들 사대부의                                                                        는 것을 꺼려 자손들에게 자신의 그림을 소각하도록
                                                            묵산수화 다음으로는 문인들의 행동양식이나 의식과 잘
         그림은 중국 북송시대부터 유래되었으며 서화나 서예,                                                                         했다. 문인화가에 대한 인식이 존대 받지 못했던 당시
                                                            어울리는 사군자(四君子)가 유행하였다. 북송시대의 문
         인물화, 묵죽화, 말그림 등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                                                                       의 사회적 분위기로 보인다. 이후 남종화가 본격적으
                                                                                                              로 수용되고 문인 사회에 유행하였던 시기는 17세기
                                                                                                              이후부터이나 현대에 이르러 주거환경의 현대화등 여
                                                                                                              러 요인에 따라 우리스스로 전통에 대한 가치를 존중

                                                                                                              하는 적극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한다. 우리의 전통을 잇는 시.서.화
                                                                                                              를 겸비한 문인화 정신은 종주국 한국에서 외면 받은
                                                                                                              지 오래다. 한류 열풍에 편승하여 K-Art가 조명받기

                                                                                                              시작하고 있다. 임천 이지향은 시.서.화가 어우러진 우
                                                                                                              리의 문인화가 K-Art의 사상적 근원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옛 문인들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계
                                                                                                              승해 나가는데 온,오프라인을 종횡하며 노력 하고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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