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경기룩아트Vol.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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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_경기인 미술인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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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거한 전통문양과 아르누보(Art Nouveau)를 연상케 하는 식물성 반복 무늬는 우리의 민

                                                                                     족이며 외국생활에서 갈망했던 문화정체성에 대한 지표로서 작가의 심미감을 자극해 준다.
                                                                                     화폭에 표현되는 전통문양과 반복 무늬는 그 자체가 언어의 정착 이다. 우리가 언어와 문자
                                                                                     로 표현의 강도를 구체화하기 전 그를 대신했던 것이 무늬이다. 무늬는 바로 의사를 전달하
                                                                                     는 언어이며 문자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인류가 그동안 이루어 놓은 회화, 조각, 공예 등 모든

                                                                                     조형미술의 원천이 되었다. 작가는 이 무늬를 통하여 문자와 언어로 담기 힘든 민족과 문화
                                                                                     정체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여 주고 있다.


                                                                                       장혜숙작가는 채료(彩料)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고 수채화, 아크릴, 유화와 혼합 미디어등

                                                                                     다양한 오브제(objet)들을 자연스레 포용하여 연구하는 실험적 작업과정을 두려워하지 않
                                                                                     는 작가이다. 근작 ‘항상 함께- 연꽃3’(Mixed media on canvas 45x45cm.2023)는 작
                                                                                     가의 채료 사용의 다양성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토텝신앙의 사상적 이미지를 다양한 오브
                                                                                     제의 혼합사용으로 거칠은 마띠에르(matière)가 매력이다. 화폭에 빼곡한 풍경의 이미지는

                                                                                     어릴적 산간 사찰의 처마끝에서 울려졌던 추억의 소리를 통해 심미적 세상을 맑게 보고 새
                                                                                     로운 만남을 기대하는 미래의 이상향을 기대한다. 소리는 가장 기본이 되는 언어파장의 근원
                                                                                     으로 마음의 평안을 느끼게 하며 이 평안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시간의 흐름이 조영된다. 연
                                                                                     꽃은 인도의 고대 민속에서 풍요로움과 여성의 생식을 상징하고 다산(多産), 힘과 생명의 창

                                                                                     조를 나타내며 풍요·행운·번영·장수·건강 및 명예의 상징 또는 대지와 그 창조력, 신성
                                                                                     및 영원불사의 상징으로 삼았기에 작가는 거칠은 마티에르의 터치와 강렬한 배색으로 구현
                                                                                     하였다. 채료의 다양성을 과감히 차용하는 작가는 수많은 물성의 체험을 통해 회화표현의 시
                                                                                     각적 다변화를 감상 할 수 있도록 실험적 작가정신을 강조한다.



                                                                                       서양화가 장혜숙이 전업 작가로서 고난한 작업의 여정을 한 걸음씩 나아가는 힘은 그녀가
                                                                                     경험하는 우리민족의 문화적 정체성과 동심에서 기억되는 자연의 형상에 대한 관심을 통해
                                                                                     추억과 현실을 재편집하는 과정에서 얻는 희열을 즐기는 원천에 있다. 과거를 추억하고 다

                                                                                     양한 채료의 차용으로 시각화 하고 그를 통해 감상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것은 작가
                                                                                     만이 가지고 있는 창의적 욕망과 열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오랜 기간 해외활동에서 추억하
                                                                                     는 모국의 문화정체성에 대한 작가의 자기질문 속에 어머니의 품속과 동심의 자연풍경은 서
                                                                                     정미를 함유한 언어의 구현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여정으로 안내해준다. 토템적사상에 근

                                                                                     거한 만물의 모든 이미지들은 그녀가 생각하는 조형적 우주세계를 상징하며 작업의 모티브
                                                                                     로 창작의 열정을 더욱 지원하여 준다. 소싯적 ‘추억’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조형 활동을 통
                                                                                     해 새로운 이데아의 세계를 통한 창작 소산물과의 ‘만남’의 완성을 위해 작업실에서 고군분
                                                                                     투하는 장혜숙 작가의 문화정체성 여정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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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자장가’.(117x91cm. Watercolor on paper. 2019)                                ‘축복의길’(117x91cm. Watercolor on pap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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