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2019년09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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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배의 작품세계
일탈미학 (3)
황창배의 일탈 특히 그는 조선시대 민화를 민족적, 한국적인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차용,
응용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른바 그는 1980년대 후반 민화적 요소가 짙
한국화의 이정표 은 ‘숨은 그림 찾기 시리즈’를 발표하여 전통화단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의 ‘숨
은 그림 찾기 시리즈’란 다름 아닌 무의식적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그 화면에
어울리게 인간의 모습이나 나무, 꽃, 새 등의 구체적인 형상을 그려 넣는 그만
글 김용권(문학박사/겸재정선미술관 관장) 의 독창적인 방식이다. 달리 말하면 그의 민화적 요소가 짙은 작품에는 먹과
채색이, 산수와 인간이, 동·식물, 바위 등이 뒤섞여 서로 신비롭게 통하고 호흡
하고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이는 매우 파격적인 화면 구성이며 신선하고 새
로운 묘법이다. 구성과 기법 그리고 색채의 어울림이 기존 미술 논리에 벗어
나 있지만 볼수록 신명이 나고 온갖 형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면서 깊은 느낌
故 황창배 작가(黃昌培, 1947〜2001)는 한국화에 대한 고정관념과 형식적 틀 과 여운을 남기고 있어서 매력적이다.
에서 과감하게 일탈, 새 지평을 연 우리 시대의 대표 작가이다. 그는 한국화 작
가로 시작했지만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현대적 재료를 성공적으로 이렇듯 그의 작품세계는 회화의 자율성, 순수하면서도 강한 생명력이 충만
사용하였으며 자유로우면서도 독창적인 기법 발휘로 빛나는 화가가 되었다. 하다. 그는 한국화로부터 출발했으나, 우리 소재와 재료 연구를 거쳐 한국적
그는 한국화를 해체 또는 경계를 허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기존 동양화의 정체성을 독자적 화법으로 발전, 결국 한국화의 새 시대가 열었다. 특히 그
인습적인 표현과 제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로지 창작 본연의 자율과 즉흥적 는 1970〜90년대 ‘황창배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국 현대화단에 커다란 발자
인 순수한 조형언어 구사를 위해 현대의 각종 안료, 아크릴릭, 유채 등의 다양 취를 남겼다. 이에 그는 한국화의 고정관념 깬 작가,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계
한 재료를 과감하게 사용했다. 표현에 있어서도 구상과 추상, 수묵과 채색, 몰 승한 독보적인 작가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국화의 이
골선과 백묘준, 번짐과 여백, 선과 면, 평면과 입체, 글자(문자)의 기입과 단기 단아', ‘한국화의 테러리스트’, ‘무법(無法)의 법(法)을 그린 작가’, ‘무법(無法)
연호의 사용 등등을 동원하여 한국 역사의 여러 단면과 오늘날의 사회적 이슈 의 자유주의자’ 구속을 깨어 부신 작가 등의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다니
를 자유롭게 담아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 냈다. 는 작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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