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2019년09월전시가이드
P. 79
매(梅)-세월 320x240x280mm, Steel & Natural Stone 2018
한 개념에서 빛과 대상의 실체, 하늘(天), 남자, 밝음 등을 양(陽)으로 보고 낮 언(無言)의 허구적 실체지만 내가 없이는 존재할 수도 없고 결코 나를 벗어
을 의미한다. 음(蔭)은 대상의 실체에서 내적 공간, 대상의 주변, 여백, 대지( 날 수도 없다. 이제까지 나의 그림자에 대한 표현은 다양한 변화를 거듭했다.
大地), 여자, 그림자, 그늘, 응달, 습기, 축축함, 음습함 등을 말하며 밤을 의미
한다. 즉 음양의 완성은 합일(合一)의 이해에서 비롯되어 어느 하나가 우위에 배경을 만들어 물체를 비워버리는 공간성(그림자는 무(無)의 개념)에 주목했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던 초창기 작업이후 그림자의 선적표현, 평면의 내면적 설명, 평면에서의 공
간성 표현, 면과 색채의 표현을 지나 사군자(四君子)에서는 비실체적인 그림
나의 조각에 대한 기저(基底)는 합일에 기초한 그림자이다. 그림자는 자아(自 자를 실체화시키는 작업에서 존재된 그림자를 다시 비실체의 그림자를 만드
我)를 찾아가는 하나의 방법론적 방편으로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근원적이 는 환원적 방법이 되었다. 여기서 공간과의 관계와 실체적 형상의 변형(형상
고 본질적인 물음에 대한 화두(話頭)이다. 대상이 없는 그림자는 존재되지 않 의 부분적인 각도를 조정하여 입체적인 공간을 추가하고 선과 면들을 새롭게
는다. 움직임이 있는 대상이건 없는 대상이건 세상의 모든 형상은 실체적(實 해석하고 번역하여 병치시켰다)을 통해 대상이 가지는 본질적 형상을 추구하
體的)인 입체이다. 하지만 나의 그림자는 입체를 본질로 하는 조각에서 평면 며 사각 프레임을 통해 여백을 담았다.
이 입체로 늘 환원하며 윤회(輪回)한다.
사물들은 공간을 함유한 입체이다. 공간은 원래부터 존재된 무(無)로 의식과
평면성의 비실체(非實體)를 실체로 만드는 작업이 또 다른 자아를 찾는 작업 더불어 인식되는 허공이며, 사물과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만 나타나는 심리적
이기 때문이다. 양(陽)의 빛으로 존재되는 그림자는 어둠에서는 존재할 수 없 공간이다. 사군자의 조각적 표현은 물성과 빛의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그림자
고 양에서만 실체하는 어둠의 음(陰)으로 그림자의 음은 내게로 와서 양이 되 형상을 공간에 배치시켜 또 다른 그림자를 만드는 심리적 공간에서 사군자의
어 삶에 대한 감정을 반추(反芻)한다. 그림자는 소유하고 만질 수도 없는 무 실체적인 이미지를 확장시킨다.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