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2019년09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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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정경자_RED 김인옥_항금리 가는 길 금동원-아득한 은유-산
31.8×40.9cm Oil on canvas 1996 65.5×91cm 한지위에 채색 2018 116.7×91cm Acrylic on canvas 2018
마을프로젝트4 지평에 노닐다
물뫼리미술인협회展
글 : 이문자 (전시가이드 편집장)
2019. 9. 21 – 9. 28 양평군립미술관(T.031-775-8515, 양평)
국내 유일의 친환경 자연을 자랑하는 양평군은 예로부터 의병투쟁의 정신 물뫼리 미술인 협회는 양평에서 처음 마을 프로젝트를 설정하였고, 시사적이
적 지주였던 성리학자 화서 이항로(1792~1868년)선생의 의병투쟁과 위정 면서도 문화적인 지역문화예술을 탐닉하는 미술단체로 남고자 정기적인 전
척사(衛正斥邪) 운동을 통해 바른 것을 지키고 잘못된 것을 배척하는 주리 시를 프로젝트로 설계, 또한 미술대중을 생각하는 미술단체로 정체성을 이루
론(主理論)을 표방하여 지역민들의 정신성과 정체성의 5문화를 가지며 존재 어오면서 지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왔으며 미술가들이 지역문화정체성을
적 가치를 피력했으며, 독립운동의 선봉에 서있던 몽양 여운형(夢陽 呂運亨, 만들어가는 역할에 한 몫을 하고 있다.
1886~1947)은 인간적인 면모와 대중정치가로서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과
광복을 준비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양평은 민족자존을 지키는 인물이 많았으 어찌 보면 물뫼리 미술인 미술인협회는 지평의 문화사회와 예술가들이 농경
며, 현시대에 와서 현존하는 예술가들은 양평을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정착시 문화지역 안에서 양자의 대립과 가치관을 회자하는 문화적 아젠다를 지역사
키는 강한 신념을 내포하는 자연과의 진정한 교감을 통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회와 접목하여 상생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작가들이 직접 지역을 방문
하고 체험하여 스스로가 우러나는 자연스런 흥취를 화폭과 필체로 가다듬어
또한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은 의병의 고장이며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지 내는 태고적(太古的) 문화의 미적 취향을 하나의 모델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역민들의 의병정서가 배인 문화적인 요소로 가득한 지역으로 자연에 대한 인 이러한 사실은 지역문화가 유교사회에 뿌리를 두며 풍류와 호연지기 정신적
간감성의 흐름을 예술의 자취로 옮겨내면서 호연지기 창작예술의 혼을 즐기 여기(餘技)에서 창작의 밀도가 농경문화의 향기까지 함께 누리는 삶을 그려
는 충, 효, 예의 고장이 되었다. 이는 2006년대를 기점으로 지명이 바뀌어 오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 강인하면서도 도도하리만치 정갈한 충효정신과 문화풍류를 앞세우는 인
간 본성을 따른다는 인간애에 바탕을 둔 귀 농민들이 도시를 떠나 지평면에서 이번 전시의 출품작가들 중 고봉옥작가는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갈필로 의병
제2의 둥지를 튼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여기에는 한국현대미술의 예술적 들의 강한 정신력과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도 묵묵히 토박이의 전설을 낚아
학문을 닦아온 지식층이나 예술가들의 지적 여가와 정신적 유희에 바탕을 두 온 선조들의 지혜로움을 지평리 막거리와 같이 친근감 넘치는 형과 색으로 담
면서 그것이 양평 속 지평면의 문화예술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내었고, 금동원작가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도 애환과 의미있는 지평마을
지난 2013년에는 지역 의병항쟁과 6·25전쟁 지평리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의 이야기가 있듯이 중첩된 산 가운데 지나간 역사의 이야기들이 기억되고 있
전승 기념관을 개관하였으며 양평군은 독립운동 및 국가수호의 상징적 장소 다. 오른쪽 격자모양의 칸칸이 표현된 형상은 추억되는 과거의 이야기들로 표
가 되기도 하였다. 현되었으며 이는 지나간 시간들의 기억들로 소중한 추억이 되어 다시금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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