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2019년09월전시가이드
P. 92

미리보는 전시











































        林, 140×200cm, 한지, 먹, 2015

                               2019. 9. 18 – 9. 28 장은선갤러리 (T.02-730-3533, 운니동)










         수묵의 전통성과 현대성                                   전 과정이 격변의 혁명적 상황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일 것이다. 불교의 전
                                                        래에 따른 사고의 확장은 동양 문명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특히
        구모경 한국화전                                        현상과 본질이라는 가치에 대한 인간들의 숙려는 급기야 수묵 자체에 일정한
                                                        사상성을 부여하는 것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재료 자체에 대한 의미의 부여와,
                                                        이를 통해 특정한 사유를 개진하는 것은 아마 수묵이 유일할 것이다.
        글 : 김상철 (미술평론,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비록 수묵이 대단히 오랜 발전 과정을 거쳐 동양 회화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
                                                        다 할지라도, 오늘날 수묵이 지니는 위상이 반드시 이전의 그것과 부합하는 것
        수묵은 동양회화의 전통을 관류하고 있는 전통의 실체이다. 대단히 오랜 기간       은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 수묵이 처한 현실적 상황은 침체와 부진의 나락이라
        배태되고 성숙된 수묵의 사장과 조형은 단순한 재료적 차원의 구분으로는 그        표현함이 보다 정확할지도 모른다. 이는 근대 이후 서구 중심적 가치의 횡횡
        특성과 가치를 수렴해 낼 수 없는 독특한 것이다. 이는 삼라만상에 대한 지극      으로 전통적인 가치의 몰락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수묵
        한 관조를 통해 얻어진 사변적 성찰의 내용들과 동양 전래의 사상들이 결합하       의 발전 과정에서 나타났던 혁명적 변화가 근대 이후 상실되었다는 점을 꼽아
        여 이루어진 특수한 표현 양식이라 함이 옳을 것이다. 사실 수묵의 역사는 대      야 할 것이다. 예술은 그것이 속한 시대와 더불어 호흡하며 그 시대를 기록하
        단히 오랜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오랜 기간을 통해 축적된 창작 실천의 결과      는 것이라 할 때, 수묵은 전통의 고답적인 경직된 인식으로 스스로를 지난 시
        물과 이론의 집적 역시 매우 방대하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수묵의 변화와 발      대에 머물게 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90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