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전시가이드 2023년 2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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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우포늪이야기-不二, 65x100cm, oil on canvas, 2022
늪(swamp)의 숨결을 통한 여여(如如)함
성과를 가지게 되었다.
서양화가 이 미 경 람사르습지 협약에 두 번째 등재된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습지인 경남 창녕의
우포늪은 낙동강이 범람하여 모래와 흙이 토평천 입구를 막게 되자 물이 갇
글 : 김재덕(갤러리한 관장 칼럼니스트) 히면서 커다란 호수가 형성되고 결국 물이 흘러나가지 못하면서 고여 있는 늪
의 형태가 되었다. 대부분 강을 통해 유영(游泳)하던 모래나 흙이 하천의 양쪽
에 쌓이고 그 자연 제방 뒤의 낮은 배후에 물이 고여 빠져 나가지 못하면서 습
국제사회의 다양한 기구 중 환경분야에서 직역하여 칭할 수 있는 공식 명칭인 지가 형성되는데 이를 늪이라 칭한다. 우포늪도 이와 같이 고여 있는 물이 늪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The Convention on 을 형성 하게 되어 1m깊이의 비교적 얕은 수심을 가지고 있으나 2,000여 종
Wetlands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 의 생명의 다양성을 품고 있기에 자정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물이 썩지 않
은 1971년 2월 2일 물새 서식처인 이란의 카스피해 연안 람사르(Ramsar)에 는 생명 순환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는 우
서 체결되면서 축약하여 람사르 협약(Ramsar Convention)이라고 통용되고 포늪은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로 불리는 네 개의 늪으로 약 70여 만 평의
있다. 이 협약은 일명 습지협약, 람사르조약 으로 공식화 되어있다. 람사르 협 광대한 습지로 주변 생태계 생성과 소멸을 순환하게 하는 숨결의 원천인 소
약은 자연자원과 서식지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에 관한 최초의 국제협약으로 우주라 할 수 있다.
서 습지 자원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위한 기본방향을 제시한다. 물새 서식
습지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하고자 1975년 12월에 발표되었다. 대한민 서양화가 이미경은 작업의 모티브로 우포늪에 대한 감성을 가지고 천착(穿
국은 101번째로 1997년 7월 28일 이 협약에 가입을 했으며, 기구는 협약 가입 鑿)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와 우포늪의 인연은 2016년 작업 방향성의 고민
때 1곳 이상의 습지를 람사르습지 목록에 등재하도록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속에 기분 전환을 위한 한 야외 사생기회를 통해 우포늪을 처음 접하면서 시
는 강원도 인제군 대암산 용늪이 첫 번째로 등재되었고, 두 번째로 경남 창녕 작이 되었다.
군 우포늪이 등재되었다. 이 후 우리나라는 반도국가라는 지정학적 환경 속에
간척과 매립으로 사라지고 있는 습지의 보존이 절실함을 생태학자 및 운동가 “우포늪의 그 적막한 시간 안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과 어떤 삶을 살아
들의 연구 활동을 통해 제기 되어 왔다. 행정부서는 그를 받아들여 늪(swamp) 내야 하는가의 물음이 우포늪을 그리게 한다. 늪이지만 흘러가는 물처럼 표현
이 가지는 기능성과 자연환경의 보존이 가지는 생명력이 생태계에 미치는 기 했다. 흐르는 물처럼 흐르는 시간과 삶, 삶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삶 자체
초 숨결임을 공감해 주면서 2021년 5월 현재 24개의 람사르습지를 등재하는 가 목적이라는 내용으로 우포를 만난다.” - 2020 이미경 작가노트 중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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