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전시가이드 2023년 04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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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birch-white soul. NO 22-15, 60x120cm, Watercolor, Acrylic on arches, 한지배접, 2022


















                                    birch-white soul. NO 22-18, 60x120cm, Watercolor, Acrylic on arches, 한지배접, . 2022




                                 2023. 4. 14 – 4. 26 갤러리내일(T.02-391-5458, 새문안로 3길3)



             방향 그윽한 몽환적 샹그릴라                                방법들에 관해 몰입해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단순한 재현을 넘어선 초월적이
                                                            고 초현실적인 확장성은 작가가 진지하게 고민하는 대목이다.
            성시영 초대전                                         2012년 처음 그렸던 자작나무 숲은 순백의 설원을 배경으로 한 자작나무들

                                                            의 조화로운 장면들이 마치 수묵화 같은 톤으로 담백하게 그려지는 것으로
            글 : 이재언(평론가)                                    시작된다.
                                                            아르쉬의 젖은 부위 위에 먹처럼 짙은 수채 안료를 떨어뜨려 자연스럽게 아
                                                            래로 번져가면서 수채 특유의 물맛을 살려내는 것이었다. 이후 계절의 변화나
            그는 10년 넘게 오직 자작나무 숲만을 그리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보다       주변의 생태적 다양성이 함께 어우러지는 화면들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해가
            정신적, 정서적 측면에서 노래되고 있다. 작가에게 자작나무 숲이란, 그곳에       거듭되면서 어떤 초월적 국면들을 의식하면서 자신이 경험한 바가 그대로 전
            가면 심신이 편안해지고 회복과 치유가 이루어지는 생명의 안식처이다. 곧         달되도록 하는 작가만의 독특한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게 하늘과 맞닿은 순백의 아름드리 수목들이 주는 평안과 행복감, 거기에 계
            절의 변화와 같은 주변과 상호작용에 의한 감흥은 덤이다. 실제로 작가가 겪       2016년부터는 화면에 한지를 여러 겹 붙여나가는 일종의 콜라지를 도입한다.
            었던 내면의 상처들을 치유 받은 곳이라는 체험적인 연관성만으로도 치유          한지 배접으로서 오랜 시간에 걸쳐 투명한 한지를 여러 겹 배접시켜가는 방식
            와 생명의 숲으로서 화폭에 감동과 희열을 담는 문제는 중대한 과제로 자리        이다. 이 배접은 투명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옅은 안개가 드리워지면서 몽환적
            를 잡고 있다.                                        이고 신비적인 아우라의 판타지로 변모시킨다. 또한 이러한 배접이 수도 없이
                                                            이루어진 화면은 드리핑 입자들과 어우러져 더욱 부드럽고 감미로운, 그야말
            자작나무 숲은 어떤 신성한 환상 혹은 신화적 향수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곳     로 방향(芳香)으로 가득한 샹그릴라 그 자체가 된다.
            이다. 작가는 숲을 바라보면서 눈앞에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실경을 그리는        항상 새롭고 신선한 영감과 영성이 풍부한 방향의 숲, 그 이상의 세계를 담기
            것이지만, 그곳에서 느끼는 감흥과 DNA상으로 끌리는 초월적인 것에 더 역       위해 부단히 그리고 붙이며, 또 새기기도 한다. 그가 자작나무 숲을 떠나지 못
            점을 둔다. 그리하여 그의 화면은 신고전주의적인 이상화 속에 낭만적 요소들       하는 머무르는 이유이다.
            을 조심스럽게 펼치면서도 영혼의 고향이 주는 감동의 실재들을 화폭에 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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