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전시가이드 2025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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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 자료는 cr ar t1004@hanmail.ne t 문의 0 10-6313- 2 7 4 7 (이문자 편집장)
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보니 아이가 제 부모의 시간에 맞춰 보육 시간도 들쑥날쑥. 감기다, 폐렴이 그래선지 유가에선 전통적으로 부모가 자식들을 직접 가르치지 않는 것을
다 하고 자주 잔병치레를 겪었다. 어린 것이 연이어 질환을 달고 사니 ‘아무 불문율로 삼았다. 조부모는 한 세대를 건너뛰는 관계이다 보니 성급한 감정
렴 내 속이 썩은들 지 새끼 부모만 하겠어.’하면서도 창자를 끊어내는 것처 표출 보다는 느긋하고 절제된 자세로 대할 수 있다. 이른바 격대교육隔代敎
럼 나도 아팠다. 育의 긍정적인 면이다.
나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보유한 요즘 세대로 좀 안다는 것들의 ‘안다’ 격대교육이란 ‘사이가 뜨다’라는 의미의 격隔자와 ‘대신하다’ 대代자가 결합
는 것이 애를 힘들게 하는구나 싶지만 내게는 이렇다 할 힘이 없다. 조부모의 된 용어로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부모를 대신해 손주들을 맡아서 교육하는
서열은 부모 다음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안아주고 업어주고 버릇이 없어 것을 말한다. 단순한 지식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와 예의범절까
지건 말건 뭐라도 해주고 싶은 게 할미 마음이다. 그런데 어제 투정을 부리며 지도 전했다. 퇴계 이황도 편지를 통해 손자를 교육했고, 선비 이문건은 손
가기 싫다는 손녀를 보낸 후, 오늘은 늦은 시간까지 남아 있는 어린이집 아이 자를 양육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육아일기인 양아록을 기록했다.
들을 보게 되니 마음이 뒤숭숭하다.
이제는 점차 부부 중심의 핵가족을 넘어선 핵개인화로 격대교육을 기대하
할머니로서 부여받은 특별한 시간도 금세 스치고 지나가는 것 같아 아쉬울 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상이 바뀌었으니, 그에 맞게 발품 팔아가며 찾은 각
때가 있다. 자식보다 더 예쁜 게 손주라지 않던가. 손주는 아무런 책임감 없 종 보육기관들이 손녀를 돌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눈에 밟히는
다 보니 그저 온전히 사랑만을 줄 수 있다. 자식을 양육할 때와는 다르다. 자 것은 왜일까.
식은 직접 가르치다 보면 기대가 커 화가 앞서곤 한다. 갈등이 불거지고 서
먹서먹한 씨앗이 싹튼다. 할머니의 쓸데없는 오지랖인지, 맞벌이 하느라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던 어
머니로서의 아들들에 대한 회한 때문인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아이들
•한맥문학 등단 /•전남일보 연재 과 함께할 수 없었던 빈자리, 다독이며 채워야 했던 아름다운 순간을 놓쳤
•광주문학 편집위원(현) 다는 점이다.
•광주매일신문<무등산문학백일장>
23년 산문 우수상 수상
•광주매일신문 < 무등산문학백일장> 사무실에서 나오며 바라보니 어린이집도 불이 꺼져 있다. 아이들이 남기고
24년 종합대상 수상 간 재잘거림을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는지 주변도 고요하기만 하다.
•월간 전시가이드 '쉼터'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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