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전시가이드 2025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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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er_acrylic on canvas_100x72.7cm_2024



            지만, 임파스토의 흔적이 보이는 배경은 충분히 풍부한 회화성을 드러낸다.        가까이 다가와 있다.
            꽃을 꺾은 소년과 복싱하는 자긍심 가득 찬 소년은 같은 소년일까. 자연을 사      테즈 킴의 작업은 정체성에 대한 것이다. 작가 인터뷰나 작품 소개를 보면 ‘그
            랑하지만 그 자연을 소유하고 싶고, 개인의 자유를 갈망하지만 나 혼자가 아니      래서 소년은 어른이 되었나요?’(이주호 브릭스 대표와의 인터뷰 제목, 2022)
            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이들을 빗대어 표현한 것은 아닐까.              를 비롯하여 ‘소년의 자아 찾기’(그림닷컴, 2022)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어른
                                                            으로의 성장, 고통, 좌절, 행복 등 인간 삶에서 경험하는 희로애락의 서사를 간
            테즈 킴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조형아트 서울(2020/COEX)에서였다. 이후 컬럼  결하지만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의 질문은 하나로 집결된다. “나는 누구
            (‘Tez Kim 작가의 Banana Boy-Homage to Banksy’, 2020년 8월호 이주연   이며, 나를 이루는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어릴 적의 자기 자신에게 다정하게
            컬럼)으로도 소개한 바 있다. 그 당시 작가는 오랫동안 쌓아두었던 머릿속 상      말을 걸고 있지만, 이는 개인의 서사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 모두의 어린 시절
            상들을 계속 끄집어내는 작업을 당분간 하게 될 것이라 했다. 그 상상 속 어      을 되돌아보게 하면서 그때의 꿈은 무엇이었으며 바라던 바 그대로 잘 성장하
            릴 적 소년이 마침내 꿈을 찾아 ‘행복하게 잘 살았다’로 끝맺음하기를 기원하      고 발전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복서처럼 싸우지만 인생의 동료를 발견하는 눈
            며 그가 마주할 세상이 아름답기를 소망했다. 이제 그 소년을 평면, 입체, 영     을 지녔으며, 경쟁 속에서도 꽃을 든 손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에게 다시
            상으로 구현해 내는 작가는 그 사이 인기 작가가 되어 우리 곁에 한 걸음 더      다정하게 묻는다. 당신은 잘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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