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2020년 12월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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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항구(Festival in Harbor), 116.3×72.7cm, Oil on Canvas, 2019


            원색적인 이미지의 고상하고 우아한 여성미

            글 : 신항섭(미술평론가)



            이정섭은 여성이라는 인물을 제재로 작업해왔다. 인물화가 흔치 않은 한국미        함으로써 밝고 명랑한 감정을 유발한다. 그런가 하면 산과 강, 나무, 풀 등 자
            술계의 현실에서 인물을 제재로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일단 차별적이다. 그       연적인 이미지를 도입하기도 한다. 이들 소재는 모두 하나의 목표, 다시 말해
            럼에도 그는 인물화에 전념함으로써 최근 작업에서는 오랜 시간 인물화에 투        시각적인 즐거움과 행복한 감정을 유도하는 데 집중된다.
            척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정인이 아닌 보편적인 인물로서의 이상적인 여
            성상을 구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여성의 이미지를 통해 아름다운 독자적인        그의 작품에서는 다채로운 원색을 사용하는데도 시각적으로 혼란스럽지 않
            비례미를 함축해내고 있는 것이다.                              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즐겁고 행복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만큼 원색의 배
                                                            열이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이러한 색채감각은 타고난 것일 수밖에 없다. 다양
            그는 이와 같은 여성들의 내면세계를 아주 아름다운 색채와 미려한 형태감각        한 색채를 아름답게 조화시키기란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다. 그의 색채감각은
            으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다. 인물을 중심으로 그 배경에는 꽃을 비롯하여 나       어쩌면 부드럽고 온화한 그 자신의 성정과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화
            비, 새, 물고기, 사슴, 강아지, 악기, 양산 등 여성성을 상징하는 소재들을 배치  가의 색채이미지란 어떤 식으로든지 성품에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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