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전시가이드 2025년 01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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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의 작업실


                                     문희의 둥지 한남


                                              Moon-E


        글 : 문희(조각가)


                      문희(Moon-E) 작가는 오랫동안 한남동 568-237번지에서 ‘둥지 한남’이라는 작업실에서 작업활동을 해 왔다.
                         일명 쓰레기장이라고 불리웠던 이곳에 문희 작가의 작업실이 들어서며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였고,
                                            작가의 꿈과 희망을 키워왔던 곳이었다.
                                   2024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작업실 공간에서 전시회를 마치고
                                           ‘둥지 한님’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글 : 서치 서상욱(철학자)
        사라져가는 시간 속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시작 자본주의 경쟁사회 속에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문희 작가뿐 아니라 둥지를 찾는 사람들, 아티스트들의 영혼의 휴식처였다.
        있다. 이 공간 역시 그러한 운명을 맞이했지만, 그 아쉬움 속에서도 저는 또 다    쓰레기장 위에서 피어나는 꽃. 영감을 받고 꿈을 꾸며 상상을 하고 사람과 사
        른 가능성과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바라봅니다. 이곳은 단순히 사라지는 장소       람을 연결하는 이 작은 공간에 대한 찬사와 감사의 춤세레모니, '둥지'에 바치
        가 아니라, 제가 창작의 열매를 맺고, 쉼과 성찰의 순간을 누렸던 소중한 터전     는 헌정무를 선사한다.하였다.
        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공간은 제게 마지막 가르침을 전합니다. “ 모든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사라져가는 것은 단지 상실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복소무완란 (覆巢無完卵)
        위한 밑거름이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전시는      복소무완란(覆巢無完卵). 둥지가 뒤집히는데 새알이 온전할까? 후한말 명사
        단순히 이 공간과의 이별이 아니라, 그동안 이곳이 제게 준 소중한 시간과 배      공융(孔融)은 공자의 후손으로 자부심이 대단했다. 최고 실력자 조조(曹操)까
        움을 기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마음의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지 은근히 무시하다가 결국 위험해졌다. 체포명령이 떨어졌을 때 아홉 살과
        아쉬움과 감사, 그리고 희망이 공존하는 이 순간. 이 공간과의 마지막 인사를      여덟 살 짜리 두 아들은 장기를 두고 있었다. 못내 안스러웠던 공융이 두 아들
        전하며, 새로운 둥지를 꿈꾸는 비상의 날개를 펴본다.                   은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두 아이가 천천히 일어나며 공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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