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샘가2025. 9-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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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가에 차려진 식탁(주일 설교) 1

                                     어떤 부부를 닮으셨습니까?

                                                          사도행전 5:1-11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신 이야기를 성경은 장엄하게 시작합니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생물을 만드시고, 마지막으로 사람을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아담을 창조하
          신 후에, 그가 혼자 있는 것을 보시고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기셔서 하와를
          만들어 주셨습니다(창 2:18). 이로써 최초의 부부가 세상에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은혜 아래에서 하나님에게 감사하며 살아갔으면 좋았을텐
          데, 이 부부는 하나님 앞에 범죄하게 되어 결국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는 결과를 맞이하
          게 됩니다.


            성경은 다양한 부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전합니다. 어떤 부부
          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축복의 통로로 쓰임을 받았고, 어떤 부부는 불순종과 욕망으
          로 인해 경고의 본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두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가정은 어떤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첫째로, 경고의 모델이 된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입니다.


            초대교회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시기였습니다. 믿는 이
          들이 각자의 소유를 팔아 서로의 필요를 채우고, 물질을 나누는 공동체적인 삶을 살았습
          니다. 바나바와 같은 성도는 자신의 밭을 팔아 헌금을 드리는 귀한 본을 보이기도 했습
          니다(행 4:36–37).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나니아와 삽비라도 자신들의 소유인 땅을 팔아
          헌금을 드리고자 결심합니다. 이 결정만 놓고 보면, 큰 믿음의 행위처럼 보일 수 있습니
          다. 그러나 이 부부는 땅을 판 후에 그 돈의 일부를 감추고, 마치 전부를 드리는 것처럼
          거짓된 행동을 합니다.

            사도 베드로는 아나니아에게 말합니다. “아나니아야, 어찌하여 사탄이 네 마음에 가득
          하여 네가 성령을 속이고 땅 값 얼마를 감추었느냐?”(행 5:3) 결국 그는 이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혼이 떠나고 맙니다. 세 시간 후에 들어온 삽비라도 동일한 질문을 받고 같은
          길을 걷게 됩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깊은 충격을 줍니다. 단지 헌금의 일부를 감춘 것이 이렇게 큰 죄
          가 될 수 있는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얼마를 드렸는가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정직했는가에 있습니다. 그들의 죄는 단순한 물질을 감춘 것이
          아니라, 성령을 속이려 했다는 데 있습니다. 더욱이 이 사건은 초대교회 공동체가 성령
          안에서 거룩함을 유지해야 하는 시점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죄를 통해 거룩한 교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하게 보여주셨습니다. 교회는 단순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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