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8 - 샘가2025. 9-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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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꼭 알아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 요한을 따르는 자들을 빼앗아
간 것은 아닙니다. 가령 어느 교회 신자가 옆 교회로 옮겨갈 때 양을 도적질했다는 표현
을 합니다. 이런 현상에 빗대어 예수님께서 세례 요한을 따르는 자들을 빼내어 간 것이
라 추정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도 이런 시각을 가지
고 속상한 마음으로 스승인 세례 요한에게 이 사실을 보고한 것입니다.
그러나 세례 요한은 그렇게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27절에서 하늘이라고 표현한 것은
하나님이 허락하셔서 이루어진 일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치 예수님과 자신이 라이
벌이라도 된 것처럼 상황을 만들어서 예수님을 시기하고 폄훼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대
답입니다. 여기서 세례 요한의 진실함과 겸손을 볼 수 있으며, 자신의 역할과 사명이 어
디까지인지를 정확히 알고 처신하는 지혜로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세례 요한은 사심
이 없는 일꾼이며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인정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목회자들이 주의 깊
게 교훈 받아야 할 사실입니다. 모이는 것, 흩어지는 것, 모두 하나님의 주권입니다. “이
스라엘을 흩으신 자가 그를 모으시고 목자가 그 양 떼에게 행함 같이 그를 지키시리로
다”(렘 31:10) 사람이 붙고 떠나는 것, 재정이 붙고 떠나는 것, 건강을 잃는 것과 회복하
는 것, 지금 대한민국 안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소요와 문제들 역시 하나님의 주권 아래
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겸손히 인정하고 하나님이 선하게 역사하시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2. 그는 흥해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세례 요한은 한 발 더 나가서 자기의 제자들에게 이런 부탁을 전합니다. 이제 너희의
사명은 나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전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
면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요 그의 앞에 보내심을 받은 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나
는 여기까지입니다.’라고 선을 분명하게 긋는 모습입니다.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저도
은퇴 과정을 진행하면서 기도 제목이 있다면 ‘나는 여기까지입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긋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그는 흥해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라고 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세례 요한의 관심은 자기가 아니었습니다. 세상 죄를 지고 가시는 어린 양 예수 그리스
도였습니다. 자기 이름으로 세상을 구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만
구원을 얻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세례 요한은 제자들에게 명합니다. 너희가 증언할 분
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세례 요한은 나는 이러한 기쁨으로 충만하였
노라고 합니다.
3. 이러한 기쁨으로 충만하라
요한은 29절에서 신부를 얻을 때, 신랑 뿐 아니라 신랑 친구들까지 기쁨으로 충만한
것처럼 나는 친구들이 기뻐하는 기쁨으로 충만하다고 합니다. 즉 예수님에게 세례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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