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전시가이드 2021년 05월호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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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opia, 102x81cm, 장지에, 아크릴채색, 2017
작가 김명옥에게 에덴의 꽃과 나비는 향기로움이나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한 공간구성을 구축하여 디자인적인 명료함과 현대적인 감각을 부각시키면
단순한 사물이 아니다. 꽃 속에 나비가 깃들고 나비의 날개짓에 꽃향기가 묻 서도 서양과 동양, 전통과 현대의 이미지를 유토피아의 추구라는 주제 속에
어나는 ‘물화(物化)’의 경지를 체험한 장자의 ‘호랑나비 꿈’과 같은 이상향의 이 성공적으로 융합시키고 있다. 또 실크 바탕에 본염기법을 시도하여 화려한 색
미지가 작가 자신의 삶의 일부로 노래와 춤, 꽃과 나비의 존재로 깊숙이 자리 감을 극대화 하는 등 새로운 조형적 실험도 행하고 있어 앞으로의 작업방향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영혼을 지닌 존재의 존재자로서의 의미와 가치는 에 기대를 갖게 한다.
이러한 상호간의 특별한 관계인식으로부터 이루어지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 앞에 놓인 존재 또는 대상은 단지 하나의 공간을 차지하며 스쳐 지나가 작가 김명옥의 발랄하고 감각적인 조형적 실험에 대한 지평의 확대는 동양화
는 몸짓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체의 의식이 존재나 대상 속으로 스며들어 특 의 현대적 변용의 모델을 보여주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근래의
별한 만남이 이루어질 때 존재 또는 대상은 스스로 문을 열고 자신의 의미와 작품들은 민화나 공필화로 대변되는 전통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현대적 감
본질을 드러내며 주체와 서로 소통하게 된다. 작가의 노래와 춤, 꽃과 나비로 각의 화사하고 명료한 색채로 환상적 분위기를 듬뿍 선사하고 있는데, 이 작
상징되는 유토피아에 대한 인식은 이처럼 단순한 서정성을 뛰어넘어 자연의 품들은 작가가 꿈꾸고 노래하는 어울림의 몸짓을 통해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
질서와 변화 속에서 창조되는 어울림의 생명에너지이다. 이 감동적인 인식의 아에서 손잡고 거닐며 함께 누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변화는 꽃과 나비라는 소재가 지닌 전통적인 상징성을 뛰어넘어 그 생명력의
근원인 이상적 세계에 대한 탐구로 자연스럽게 옮겨간다. 작가 김명옥은 유토 작가 김명옥이 보여주고 있는 이번 작품들은 동양화의 전통에 바탕을 두면서
피아의 세계를 그리는 작업 속에 자신의 삶으로부터 촉발되는 내면의 의식들 도 새로운 감각을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체적 변화를 지향하며 모
을 투사시켜 드러내고자 한다. 이러한 내면적 성찰을 바탕으로 세속적인 은밀 색해 온 열정의 산물이다. 전통의 틀 속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감각으로
한 욕구들을 오랜 동안 걸러내고 응축시켜 유토피아의 이미지로 승화시켜 표 미지의 여행을 꿈꾸는 작가 김명옥의 작가적 열정과 고집은 작가가 지녀야
출한 것이 근래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할 소중한 덕목 가운데 하나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꽃과 나비의 감각적인 향
기나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 내면에 감춰진 본질의 의미를 진솔하게 받아들이
작가 김명옥의 이번 작품들은 매우 특별하다. 기존의 채색화와 수묵화 작업과 고 이해할 때 장자의 ‘물화’나 ‘호랑나비 꿈’처럼 대상과의 공감이 한층 깊어질
는 달리 새롭게 변모된 새로운 조형적 기법이 성공적으로 시도되고 있기 때문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작가 김명옥이 꿈꾸는 유토피아의
이다. <utopia>라는 제목의 일련의 연작들은 한지 바탕에 분채와 석채를 올 노래에 귀 기울일 때 이를 통해 가슴을 울리는 감동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려 화사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다양한 면 분할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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