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2019년6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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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 117×72cm Acrylic on Canvas
적이고 엉뚱한 쉼 없는 상상력의 표현과 오버랩 되었다. 물론 그는 보스처럼 력이다. 특히 < 나는 게 나는 게 아니야 > 에서 보이는 단순한 새의 비상 풍경
기괴하지는 않지만, 아주 높은 상상력으로 흥미로운 현실의 아이러니, 그 이 안에서 명료하게 그의 발언의 진의를 단적으로 발견한다. 날개 짓 해야 할 날
중성의 양면들을 간결하게 펼쳐내기 때문이다. <대어의 꿈>에서 보이는 황당 개가 집게에 묶여 날고 있는 부조리한 새의 불편한 비상 같은 것이다. 바로 자
한 크기의 낚시 바늘로 고기를 잡으러 가는 사람의 표정, 그 뒤로 짖고 있는 개 유와 구속의 야누스적인 두 얼굴의 부조리한 측면을 심플하게 꼬집어 놓는 연
의 입 벌린 상황 등이 희극적이고 냉소적이다. 교감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 출력이다. 이외에도 그는 < 열린 문들>에서 보여주는 탄탄한 조형성과 스토
하는 <불통>에서 보이는 서로 다른 엇갈린 표정,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있 리적 감성, <정오의 절규>에서 드러나고 있는 파라독스한 상황과 뭉크의 <절
는 <당황과 황당>의 아이러니컬한 물고기와 사람과의 키스 등. 그의 작품에 규>에 이미지가 시사적인 사건과 맞물리는 재능을 보여준다. 이처럼 작가는
전개되는 상황들은 온통 부적절한 어울리지 않는 장면들로 화면을 지배하고 스토리적인 콘셉트 아래 회화와 문학의 경계를 그만의 감성으로 우리들을 사
있다. 이런 그의 화면에는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묵시적인 사건들을 간결한 언 유의 바다에서 헤엄치게 한다.
어의 풍자로 우리를 잠시 이게 뭐지? 라고 생각하게 한다. 그 풍자는 마치 폴란
드 태생으로 국제 카툰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유명해진 파벨 쿠친스키 작가 흥미로운 것은 그런 그의 작업이 20여전 부터 아주 오랫동안 일관되게 사회
의 시니컬한 흐름을 같이한다. 그 또한 사회 및 정치의 빈부격차를 깊이 있게 풍자적인 시각을 지켜왔다는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눈여겨 볼만한 작업기법
담아냈다. 장범순 교수도 사실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의 특징은 이번 전시 역시 그동안의 작업 연장인 ‘Uncanny’란 테마로 배경을
않게 상징적 메시지로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의 여지를 갖게 복합적인 테크닉으로 바탕 화면을 완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우리 전통 여
한다. 이렇게 볼 때 장범순 교수의 작품 속 회화의 진정한 음미할 맛은 두가지 인의 머리빗을 표현 도구로 의류 직조의 날실 씨실의 조합으로 우리네 인생사
로 요약 해볼 수 있다. 하나는 다른 많은 작가들이 갖지 못한 간결한 비유와 은 의 인연과 애환, 그 삶의 부조리를 한 땀 한 땀 엮어 빗질로 다듬듯이 모든 작
근히 침묵하는 은유적인 감성. 그리하여 그 문학적 메타포로 사람들의 가슴을 품을 완결하고 있다. 장범순 교수는 이렇게 소리 높은 이야기를 목청 돋우지
흔드는 서정성의 여운과 울림이다. 않고, 나지막하게 속삭이듯 낮게 건네며 함께 생각하는 힘의 수사학을 멋지게
드러낸다. 이것이 그의 그림을 다시 한번 되돌아가 자꾸 곱씹는 이유이며 <힘
두 번째로 작품 전편에 나타나는 부조리한 형상을 띄면서도 적절한 패러디와 내라구>처럼 서로 다른 자세로 손을 잡는 부조리한 형상이 주는 장범순 교수
아이러니한 수사법으로 우리들의 현실을 은근슬쩍 비틀어 놓는 것 또한 한 매 만의 현실을 바라보는 별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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