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8 - 생명의 샘가 2022. 9-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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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가에 차려진 식탁(주일 설교) 1
우리가 힘써야 할 본분
로마서 12:1-2
로마서 11장까지 신학적 문제를 다룬 반면 본문 12장부터는 크리스챤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기독교 윤리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구원과 기독교 윤리는 불가분
리의 관계에 있습니다. 구원이 ‘왜 사는가’의 문제라면 기독교 윤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문제로서 '왜'라는 근본 질문에 대한 확실한 대답은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
한 해답을 이끌어내는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를
푸는 열쇠는 '무엇을 믿느냐'의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참
된 믿음은 반드시 순종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요 3:36). 본문은 우리들이 예수의
제자로서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관한 기독교 윤리의 근본을 제시해 주고 있습
니다. 1절에서 "너희 몸을 산제물(living sacrifice)로 바치라" 말씀하고 있는데 그 명령
을 따르기 위해 우리가 힘써야 할 본분에 대해 살펴보기 원합니다.
1. 이 세대를 본받지 말아야 함(2a)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속에 살며 세상을 섬기며 증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동시
에 세상에 속하지 않고 구별된 삶을 사는 이중적 책임을 수행하는 존재들입니다. 그러
므로 세상에서 도피하여 거룩함을 보존하려 해서는 안되며 그렇다고 세상에 편승하
여 거룩함을 희생시켜서도 안됩니다. 본문 서두에서도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
라" 했는데 이는 '철저하게 주변 문화를 따르지 말고 기독교에 해를 끼치는 문화에 대
해 대응문화(counterculture)를 발전시키라'는 의미의 말입니다. 물의 흐름에 떠내려
가는 죽은 물고기가 아니라 물의 흐름을 역류하는 문화의 주역들이 되어야 함을 강조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맞서야 할 현 시대사조는 무엇인가? 죤 스토트(John Stott)는 그의
유작 [제자도]라는 소책자에서 4가지를 언급했는데 1)오직 예수를 통한 구원을 부정
하는 다원주의, 2)물질만능주의, 3)윤리적 상대주의 그리고 4)나르시시즘(지나친 자
기애/자기중심주의)을 들고 있습니다. 앞의 3가지는 쉽게 이해가 되는 내용들인데 마
지막에 언급된 나르시시즘에 대해 좀 더 부연설명하자면, 1970년대에 등장했던 자아
실현 욕구를 강조한 인간 잠재력 회복운동으로서 기독교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쳤던
적극적 사고방식이 80-90년대 들어와 뉴에이지 운동과 만나면서 매우 위험한 주장을
펴기 시작했는데 그 대표자가 셜리 맥클레인(Shirley Maclaine)입니다. 그녀는 "나는
내가 존재함을 안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신적 힘이 존재함을 안다. 고로 그것
은 존재한다. 나는 그 힘의 일부이므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다"라는 궤변으로 사람들
을 미혹하였는데, 이는 출애굽기 3장 14절에서 하나님이 모세에게 자신을 계시하신
말씀을 패러디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렇듯 뉴에이지 운동은 끊임없이 '우리 안을 들
여다 보라. 우리 자신을 탐구해 보라. 왜냐하면 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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