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전시가이드 2022년 10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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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혁 컬럼
















































                아르투로 미켈레나, <아픈 아이>, 1886년, 캔버스에 유채, 80.4×85cm, 베네수엘라 국립미술관







       결핵에 쓰러진 화가들                                    왕진을 가는 의사들은 누구나 큰 가방을 들고 갑니다. 그 가방 안에는 진단을
                                                      위한 필수적인 장비들과 치료를 위한 약이나 의료 기구들이 들어 있지요. 또
                                                      한 소독을 위한 알코올이나 각종 주사제들이 들어 있는 경우도 많아서 왕진
       글 : 박광혁 (내과 전문의)                               가방은 꽤 무거운 편입니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먼 곳을 오가는 의사들을 위해서는 특별한 수준의 진료비
       아픈 아이                                          를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왕진이라는 말을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잘 모를 것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국립미술관에 있는 아르투로 미켈레나Francisco Artu-  입니다. 그 옛날 의료가 발전하지 않고. 병원이 도처에 있지 않 을 때 의사가
       ro Michelena Castillo(1863~1898)라는 화가의 <아픈 아이The Sick Child>  논두렁 밭두렁을 걸어가거나 좁은 골목길을 자전거를 타고 가서 진료하는 형
       라 는 그림입니다. 지저분한 방안에 아픈 아이가 침대에 누워 있고 엄마는 수     태를 왕진이라고 하였지요.
       염이 덥수룩 한 사람에게 어떤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걱정스러운 표정이 역력
       합니다. 아이 침상 뒤에는 아빠로 보이는 사람이 흐릿하게 걱정스러운 표정으      여러분은 남미 화가하면 누가 생각나시나요? 디에고 리베라나 그 부인 프리
       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고 커튼 앞의 여동생 역시 불안해 보입니다.         다 칼로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들은 멕시코 화가들입니다. 그림에 좀 관심
       수염이 덥수룩한 사람은 왕진 의사입니다. 의사의 심각한 표정과 커튼 한쪽       있는 분들은 아마 콜롬비아의 뚱보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를 생각 할 수 있습
       만 젖혀 있는 창문을 통하여 들어온 빛은 아이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암      니다. 그러나 이번에 소개할 남미 화가는 19세기 후반 베네수엘 라 출신으로
       시합니다.                                          는 처음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화가 아르투로 미켈레나 라는 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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