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전시가이드 2022년 10월 이북
P. 51
신제현, 히든 사이드27, 162.2×130.3cm, 아크릴 판 위에 아크릴, 캔버스 위에 1974년 이성자 현대화랑 개인전 도록위에 쓴 구용글씨
아크릴, 2022
구용 김영탁의 문인적 정서, 무이이화 글귀 구용이 문화재 사진에 적은 감상글귀
자와 같은 여류 화가들과 교류함으로써 시각예술이 보여주는 이미지의 확장 용의 심층이미지를 드러낸 ‘시각과의 매치_콜라보 시리즈’는 더욱 강한 여운
구조를 시세계에 반영했을지 모른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한 추사 김정희에 대 을 남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기법상의 독특함을 실험적 개념 페인팅을 선보
한 흠모에 대해 최순우 관장이 보낸 <세한도歲寒圖> 엽서만으로도 이해할 수 이는 신제현 작가의 <히든사이드>2022 시리즈와 연동시킴으로써 ‘전통-현
있듯이, 구용의 네트워크와 신구고금과의 대화는 어떤 인위도 없는 자연스러 대’를 뒤섞는 순환의 매치방식을 선보인다. 데페이즈망(dépaysement)의 역
운 대화-無爲而話의 세계관을 통해 우리에게 이어지는 것이다. 설을 보여주는 시·공간의 주체해석은 뉴트로 문화로 예견되는 ‘현실과 메타버
스’ 세계의 연동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마치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오웰
김구용의 글씨는 최근 유행하는 한글 캘리그라피의 전형으로 평가할 만하다. Good Morning Mr. Orwell>(1984)이 통감각적 SNS 시대를 예견했듯이, 구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운 필체 위에 날개를 달고 여백 위로 솟는 듯한 섬세한 갈 용의 뒤섞고 해체시키는 종합주의적 해석은 “구용을 오늘에 다시 되살려내야
무리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폭발시키는 다이나믹하면서 순수한 마음글씨”를 한다”는 전시의 합목적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향한다. 인간의 삶을 무의식적인 자동기술법 속에서 표출한 시인이기에 구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