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전시가이드 2022년 10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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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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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림도 함께한다. 다섯 개의 발톱으로 그려진 <용수오복龍輪五福>, 용은 하늘에 오    생과 생활의 그림인 민화를 토착 종교와 결부시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르면 비를 내리고 내려오면 못에 서리어 구름을 토해내는 변화무쌍함이 헤아릴수      민간신앙의 영역으로만 보아서는 곤란하다. 민화와 설화에 나타나는 기물이나 생
            가 없는 신령스러운 상상의 동물이다 허니 용은 오복 (행복 출세 장수 기쁨 재산)을   물들은 생활에 필요한 복합적 시대정신의 발현이다. 길상의 의미가 강화될수록 그
            가져다주는 동물로 전해오고 있다 화가는 작품 (화중부귀자 花中富貴子)에 벽사 (    것을 바라보는 이들인 서민들의 풍습과 감정과 감성이 결부된 현재의 풍속화라 보
            僻邪)로서의 해태와 복귀(富貴)의 모란이 화면에 자리하고 있다              는 편이 더 좋다. 자손의 번창이나, 벼슬을 얻는 것, 돈을 많이 버는 것, 건강하게 사
                                                            는 것 등에 대해 직접적 언급보다는 다른 대상을 대입한 메시지는 주술이 아니라
            중국의 시인 도연명은 국화꽃은 은둔한 선비며, 유교 사상가였던 북송의 주돈이는     기원(祈願)과 마음가짐에 대한 다짐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연꽃은 꽃 가운데 군자의 덕이요 세상에서 가장 부귀한 꽃은 모란이라 노래하였으     존경과 존중 행복 등에 대한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기 때문에 일상의 회화적 감성
            니 모란이야 말로 부귀함을 상징하는 꽃인 것이다. 존귀성과 이루어짐의 여의(如     에 더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意)가 함께하는 <영묘여의주靈妙如意珠>등은 현대인의 미감과 마음의 안식에 의
            미 있는 기운을 제공한다. 여기에 음과 양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 좋은 기운이 일어   최근의 현대미술의 특징 중의 하나가 화가 자신을 대신하는 캐릭터가 강조되면
            난다는 화기치상和氣致祥의 제목을 가진 작품은 힘찬 호랑이의 기운을 필두로 어      서 개인의 것으로 사회의 것과 연결 짓는 유형이 많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재적 관
            렵고 힘겨운 코로나 시대에 희망찬 삶을 구원하고자 그려진 그림이다.           점과 같은 맥락에서 작가 양현식의 그림을 그림보다 더 큰 서사적 상황의 도화(圖
            예로부터 선조들은 공동체나 집안의 화평을 위하여 글씨뿐만 아니라 꽃이나 과일,     畵)로 바라봄직 하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
            짐승이나 상상속의 생물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여 그림으로 그려왔다. 단순히 무     는 상상의 동물들을 등장시키는 것과, 과거에서부터 내려오던 일반적 그림의 모
            엇을 상징한다거나 귀신을 몰아내는 벽사(辟邪), 가정의 화평과 행복을 기원하는     양을 해체하면서도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과 기원의 예술가적 재능이 함
            기복신앙(祈福信仰)에 이르기 까지 많은 그림들이 일상과 함께하였다. 이러한 민     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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