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전시가이드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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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봄 Spring in the Bukhansan 91x72,7cm Oil on canvas
2008 ⒸADAGP
오병이어 5 Loaves and 2 Fish 194x131cm Acrylics on canvas 2019 ⒸADAGP
화초나 나무들의 형태 해석에서 뒤틀린 구불구불한 선의 리듬감이 시선을 사 고 있다. 그러기에 그림 자체에서 발산하는 동적인 기운이 화면에 팽배하다.
로 잡는다. 이는 비정형의 형태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화초의 줄기가 춤을 추 그의 그림과 마주하는 순간 밝고 경쾌하며 약동하는 기운이 내게로 들어오는
듯 구불구불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이는 형태의 변형이나 왜곡이라는 표현 듯싶은 감정에 빠져든다.
방식을 통해 만들어 낸 그 자신만의 개별적인 조형언어이다. 사실적인 형태에
서 느끼지 못하는 시각적인 쾌감이 있다. 안말금은 지난 여러 해 동안 개인적인 신앙과 관련한 종교화를 그리기 시작했
다. 말씀 묵상과 예배를 통해 느낀 감정들을 작품에 담은 신앙 간증인 것이다.
<백합화>를 비롯하여 <수수밭>, <꿈꾸는 나무>, <엉겅퀴> 등 조형적인 변주 <아담과 이브>, <아기예수와 성모마리아>, <예수님의 고난> 등 일련의 명제
는 우리로 하여금 즐거운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춤을 추듯 리드미컬한 형 가 시사하듯이 그리스도의 생애를 형상화한 성화인 것이다. 그의 성화에 등장
태감각은 다름 아닌 그의 미적 감각이 찾아낸 조형의 마술이다. 배경에도 동적 하는 인물은 모두가 그리스도가 태어난 곳의 인물이 아닌, 그 자신의 현실적
인 이미지의 터치로 채움으로써 화면 전체가 약동감으로 넘친다. 인 삶의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얼굴 모양이다. 즉 한국인의 얼굴로 대체하고 있
다. 이는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에게는 그리스도는 어느 특
인물화는 비교적 온건한 형태감각을 구사함으로써 시각적으로 안정적이다. 정 지역이나 어느 특정 시기의 인물이 아니라, 바로 그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
초상화 형식이 아닌 인물과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이야기 그림으로서의 성격 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존재성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영적인
이 강했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관련한 어느 한 순간의 장면이 동화처럼 혹은 대상이기에, 그의 마음속에서는 물론 그 자신의 삶의 공간에서도 현현(존재)
설화처럼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물을 중심에 배치하는 초상화의 양식적인 질서를 따르고 있으나 십자가와
하얀 염소와 함께 과일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걸어오는 소녀를 대상으로 한 백합, 비둘기, 물고기 등 기독교의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주변에 배치함으로써
작품은 풍경과 인물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종교로서의 양식을 견고히 갖추고 있다.
통해 원근법을 잘 드러낸, 공간적인 표현은 인물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데 효
과적이다. 이 작품에서 치맛자락이 바람에 휘날리는 소녀의 모습에서는 역동 안말금의 작품들이 여느 화가와 다르게 독창적이며 아름답고 강렬하다. 그의
감이 느껴진다. 인물을 포함하여 구불구불한 시골길이 뒤로 물러서면서 원경 예술은 리듬 있고 힘차며 생명력으로 넘쳐나는 그 무엇이다.
으로서의 산과 교회당 그리고 하늘로 이어지는 모든 형태가 동적으로 표현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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