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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아래의 꽃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가시덤불 속
                          피어난 작은 꽃 한 송이,
                          그 잎사귀는 피로 물들었습니다.

                          피어나는 순간에도
                          아픔은 가시처럼 꽃을 감싸고,
                          그 향기는 고통을 넘어 퍼져갑니다.


                          바람에 흔들려도
                          꽃은 꺾이지 않고,
                          흙 속 깊이 뿌리를 내립니다.

                          십자가 아래 떨어진
                          눈물과 피를 마시며,
                          꽃은 고요히 고통을 견딥니다.


                          햇빛 없는 골고다의 어둠 속에서도
                          그 꽃은 시들지 않고,
                          새벽의 빛을 맞아 다시 피어납니다.

                          그 꽃향기는
                          가난한 마음 어루만지며,
                          온 세상에 생명의 씨를 퍼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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