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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이렇게 편지가 전달이 되어 회중 앞에서 읽혀질 때, 서문을 듣는 순간부터 듣는
이들이 마음에 큰 위로가 되며 소망이 용솟음 쳤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오늘 본문에 수신자들을 언급하며 ‘흩어진 나그네’란 표현과 함께 2절 말씀
에 ‘곧’이라는 접속사를 통해 ‘흩어진 나그네’라는 표현을 수식하고 있는 내용이 나옵
니다. 2절입니다. “곧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
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입은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지어다” 무슨 뜻입니까? 성삼위일체의 하나님으로
인해 구원을 받은 자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흩어진 나그네 즉 성도는 구원받은
순간부터 천국시민으로서 이 땅에 소망을 두고 사는 자가 아니라 하늘에 속한 천국시
민으로서 하늘에 소망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오래된 영화 ‘편지’를 기억하시나요? 두 사랑하는 남녀가 만나 사랑을 나누며 산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남자가 골수암에 걸려 죽어가며 겪는 고통과 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
입니다. 남편이 죽기 전에 아내에게 보낼 편지를 써서 누군가에게 부탁함으로 사후에
편지를 받아 읽는 장면이 나올 때 더 이상 눈물을 참기가 어려웠습니다. 사실 저는 그
런 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도 제 아내와 그 영화를 함께 보면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상황은 조금 다르겠지만 제가 목회를 하면서 정
말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갈 때 가슴 저미는 고통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앞에서 그냥 그 고통을 감수해야만 하는 이별의 아픔이 그 영화의 이별을 통해 저
의 감정을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자기가 처한 상황을 통해, 혹은 자기가 경험한
감정을 건드리면 참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베드로의 편지는 듣는 이
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에 나그네란 표현 속에 담겨
있는 것처럼 지금 이 편지를 읽는 성도들은 고향인 유대 땅을 떠나서 객지에서 생활하
는 소위 이민자들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는 고향에 대한 향수와 객지에서 받
는 서러움이 있었습니다. 더욱이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
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나그네라고 하는 말을 들을 때 자신들에 처한 입장을 떠올
리게 되었을 것입니다. 듣는 이들은 하나같이 눈물을 흘리며 편지를 읽었으리라 생각
됩니다.
그러나 곧 이어서 나그네의 의미를 말할 때 그 슬픔의 눈물은 기쁨의 눈물로 변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초대교회의 수장인 노사도 베드로가
자신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구원받은 사실을 인정하는
편지를 통해서 성도들에게 구원의 확신을 심어주고자 했습니다. 구원받은 성도에게
있어서 성부, 성자, 성령에 의해서 구원받은 사실을 확신하게 될 때, 이보다 더 큰 기쁨
은 없을 것입니다. 듣는 이들은 베드로가 자신들을 ‘흩어진 나그네’라고 부를 때, 처음
에는 자신들의 나그네 삶으로 인한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가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구원받은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확신을
줄 때, 마음속에서 기쁨이 용솟음 쳤습니다. 왜냐하면 성도의 소망이 하늘에 있으며 천
국시민권을 소유한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나그네란 말이 재해석되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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