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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평 ❖


                     개별 만남 - 시조의 원형에 현대적 감각을

                              담아내는 정종수 시조시인





                   이미 모두에서 언급한 바 있는 것처럼 시조의 매력은 음악성입니

                 다. 그래서 시조를 시절 가요라고도 했습니다. 누구나, 어디서나 노
                 랫말처럼 쉽게 기억하고 부를 수 있는 노래라는 함의입니다. 시조

                 의 원형은 단시조(평시조)입니다. 3장 6구 12음보의 단시조 안에 모
                 든 주제가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담겨있어야 좋은 시조입니다. 간혹

                 시조 습작을 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단시조보다 연시조
                 를 선호하는 듯한 인상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단시조로 지을 수 있
                 는 시조를 연시조로 늘려 지으면 늘어난 필름처럼 흉한 소리가 나

                 올 뿐입니다. 정종수 시인의 작품은 단시조의 원형을 충실하게 따
                 르면서도 현대적인 시어의 감각이 살아있는 시향을 보여주고 있습

                 니다.
                   정종수 시인은 「돌담길」에서 ‘산동네 고불고불 돌담길 삐걱여도

                 /울 엄마 채전 밭은 벌 나비 즐겁구나/아이야 걷는 길마다 굽이굽이
                 정이네’라고 노래합니다. 시인은 꼬불꼬불한 돌담길을 걸으며 유

                 년의 추억을 소환합니다. 엄마의 채전 밭 고구마 넝쿨을 잡아끌면
                 덤으로 딸려오는 고구마처럼 유년의 그리움과 행복이 주렁주렁 합
                 니다. 비록 넉넉한 살림은 아닐지라도 세상의 전부였던 엄마의 숨

                 결이 느껴지는 돌담길은 모태 적 그리움의 상징과 은유입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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