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 가고 싶다
무서리 하얗게 내려
아침 햇살 보석으로 빛나던 들녘
그곳에 가고 싶다
고즈넉이 갈아 앉은 풍경 속
아무것도 더 그려 넣을 것 없는 들녘
그 곳에서 설익은 사랑 고이 키우던 시절
가슴 시리도록 그립다
풋과일 향내처럼 싱그럽던 이야기들
줄지어 나에게 손짓한다
그때 그 사랑 지금 소식 없지만
늦가을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봐 둥지를 틀고
마음은 그때에 애달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늙지도 않는가 보다
그 시절 그리움이 빛바래지 않고
나에게 시 한 줄을 보태고 있다
84 - 성북문창반 전자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