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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교무실에 갔다 왔냐?"
                     "아니! 아직, 그런데... 35번 갔다 왔냐?"
                     자습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교무실에 번호순으로 불려 간다. 불려 간 前과 後

                   의 상태는 학우들의 신발을 보면 알 수 있다. 반에서 앞에서 1등 하는 친구나, 끝
                   에서 1등 하는 친구나 얻어맞고 오는 경우가 99.9%이다. 아니, 거의 얻어맞고 온
                   다.
                     "그래! ㅇㅇㅇ 왔구나! 어서 와라!"(아주 반가운 표정과 어투로...)
                     "자! 내 앞으로 가까이 와라! 멀리 떨어져서 서있지 말고!"(아주 친근한 음성

                   으로...)
                     그리고는 우리들의 신발 앞 끝을 선생님의 발로 지그시 밟으신다. 뒤로 도망
                   못 가게...
                     성적표를 꺼내 놓으시고는 지난달, 혹은 지난 분기 성적서와 대조하신다.

                     그리고는 떨어진 등수만큼 종아리를 때린다.
                     이렇게 하는 이유를 선생님이 직접 말씀하시길...
                     "상대평가를 해야 꼴등 하는 친구도 안 맞을 희망이 있지, 절대 평가를 하면
                   공부 안 하는 친구들만 맞을 것 아니냐?"

                     그러나 일단 교무실에 들어서서 체벌의 자세로 전환되면, 성적표 대조전, 성
                   적의 오르내림 평가와는 상관없이 일단 한두 대 맞고 시작한다.
                     "어! 이 녀석 성적이 올랐네! 미안하게 괜히 때렸네! 자! 그런 의미에서 한대
                   더..." 이런 식이다.

                     선생님은 매도 사랑처럼 반 학우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셨다. 이런 얘기를
                   하면, 혹시 내가 고통을 즐기는 매서키스트(masochist)라는 오해가 있을 우려가
                   있어 밝혀두지만 그것은 절대 아니다. 선생님의 매는 고통을 동반하는 그런 매가
                   아니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내가 항상 너희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의 선

                   생님식 표현이었다. 물론, 이런 선생님식 표현을 싫어하는 학우도 있었겠지만...
                     선생님은 항상 지병으로 고생을 하셨는데...
                     결국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간경화로 작고 하셨다고 얘기를 전해 들었다.
                     지면을 빌려서나마, 선생님의 명목을 빕니다.


                      Ich liebe dich Lehrer! (이히 리베 디히 레하~)


                                                                  117 _ 4060 우리들의 3色5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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