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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980년 1학년 교실
고교 1학년생들의 점심시간은 지금도 그렇겠지만 요란하기 마련이다. 그중에
서도 젓가락으로 책상, 도시락뚜껑을 두드리는 행동으로 눈에 띠던 안경을 낀 까
까머리 대현이가 '너 피아노 좀 치더라, 같이 그룹사운드 해볼래?' 하고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예술제때 박성도의 성악반주를 본 후 이리라.
한참 팝송을 듣고 밴드음악이 유행하던 시절이고 관심도 있었으니, '언제 어
디서 하니?' 하며 너무나 쉽게 유혹당하고 만다.
그의 중학 동창들과 이준서, 최현남이 어우러져 그룹을 만들었다. 난 키보드
를 치려고 갔는데 베이스기타 칠 사람이 없어서 졸지에 베이스를 잡게 되었다.
하라는 공부보다는 한 멤버 고모의 유치원에 저녁마다 모여 연습을 하며 교
회, 축제, RCY회관 등 무대가 우릴 부른다면 어디나 드럼, 앰프, 기타를 짊어지고
달려갔다.
멤버 중 한명이었던 최호섭의 형이 작사, 작곡한 '연극이 끝난 후'가 대학가요
제 은상을 받았다.
지금 들어도 펑키하고 세련된 이 곡은 음악 좀 해보고 싶어 하는 고교1학년
학생들의 가슴에 불을 지펴 버렸고 대학가는 것은 대학가요제를 가기 위한 수단
이 되어버렸다.
119 _ 4060 우리들의 3色5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