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2023서울고 기념문집fox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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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까? 그것은 은퇴와 큰 관련성을 맺고 있다.


             은퇴한 사람들은 은퇴 후에 깊은 상실감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커다란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로부터 생기는 부정적 감정을 자신의 배우자 또는 자
           녀 등 주변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표출하게 된다. 이를 ‘은퇴증후군’이라 한다.


             이러한 남편의 행동에 대해 아내들은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불만을 쏟아내게
           되고 때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다양한 질환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은

           퇴남편 증후군’이라 부른다. 이 둘이 여과 없이 부딪히면서 총성 없는 전쟁이 일
           어나고 이것이 일상화되면 이는 두 사람을 견딜 수 없는,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뜨리게 된다.



             직장에서 좋은 실적을 내면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시니어일수록 오히려 원
           만한 가정생활을 영위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성공한 남성일수록
           몸과 마음이 기업 문화에 최적화되어 있고, 사고방식이 모두 직장에서 요구하는
           대로 체화되어 있어 가정에서도 직장생활처럼 행동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기업에서 환영받던 전략 수립의 능력과 추진력, 그리고 비판의식 등은
           가정에서는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덕목들이다. 가정은 결코 목표를 수립하고 그

           것을 달성하기 위해 달려가는 목표지향적 결사체가 아니다. 가정은 오히려 주관
           과 가치관이 다른 두 주체가 만나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운데에서 서로에
           게 만족을 주고받는 관계지향적 공동체이다.


             인간에게 행복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라고 한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는 사회적동물이라고 이미 이천 삼백년 전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하였
           다. 75년간 성인 발달 연구를 통해 행복의 조건을 연구한 하버드 의대 조지 베일
           런트 교수는 행복한 삶을 산 사람들은 그들이 의지할 가족과 친구와 공동체가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누구나 대인관계를 잘 맺고 싶어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72 _ 서울고 35회 졸업 40주년 기념 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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