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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소’와 3色 세상
브라운색
‘커피’ 한 잔으로
완성하는
‘덕소다움’의 일상
소재근 (10반)
오늘도 동네빵집을 지난다. 출근할 때도 퇴근할 때도 아내랑 산책을 할 때도
이 집 앞을 지난다. 빵은 배고픔을 채우는 식량이다. 이 시대 빵은 돈이며 권력이
되었다. 그래서 어떤 이는 매일같이 빵집에 들르지만 나는 빵을 살 때 보다 그저
지나칠 때가 훨씬 많다.
‘동네빵집’이라는 가수가 있다. 이들 노래 중에 내가 좋아하는 ‘버스’라는 곡이
다. ‘누군가 내게 해준 이야기, 산다는게 그리 쉽진 않다고, 그래 그렇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고서 바람을 맞지. 익숙한 동네 어귈 지나, 어느새 도착한 정류
장에 서서, 말없이 내 작은 발을 내려보고, 고개를 들고서 하늘을 바라보네. 내
맘 닿는 곳으로, 언제까지라도 달려가, 저기 언덕을 넘어, 때 묻은 기억 모두 던
져 보낸다’ 어떤 시인들은 가상의 이야기를 이쪽을 끌고 오거나, 여기 이야기를
거기로 끌고 가 겹겹이 붙이며 시를 쓴다. 동네빵집의 버스에는 가상도 과장도
없다. 동네 사람들의 애환이 일기장처럼 기록된다.
나는 한강이 흐르는 상류의 전원도시 남양주 덕소에 산다. 근처에 예봉산과
검단산이 있고 그 사이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 팔당이 있다. 팔당을 지나는
74 _ 서울고 35회 졸업 40주년 기념 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