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2023서울고 기념문집foxit
P. 79
단이 한 꼭지(?)로 들어가서 불렀던 “사공의 그리움”등 몇 곡에 하모니를 맞추
는 것 자체는 우리 몇 안 되는 적은 단원들이 모였던 시작에 불과했지만 다시 합
창단이 만들어질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되었다. 그때 나는 군의관시절이었기 때
문에 연주에 직접 참여는 못하고 위수지역 이탈(!)까지 하면서 정복을 입은 채
로 “넘돌이(페이지터너: 반주자 옆에 앉아서 악보 넘기는 사람)“를 했었던 추억
도 있다.
2000년 봄, 연습에 비해 늦었지만 창립 연주회(연강홀)를 가질 수 있었고 또
그렇게 2회(연강홀), 3회(명동성당, 꼬스트홀) 매년 연주회를 가졌다. 그때는 우
리끼리 합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었다. 미숙하지만 열정만은 가득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때 우리는 한창 사회 생활이 바쁠 때여서 그랬는지 열정만
으로는 지속할 수 없었고 다시 몇 년간의 침묵의 시기가 오게 되었다.
그러나 다시, 지난 2007년, 한동안 연습도 없이 침체기를 맞고 있던 합창단의
단장을 맡게 되었다. 2000년도 창단 연주회부터 3회 정기 연주회까지 총무를 맡
아 실무를 해봤었지만 합창단을 이끌어야하는 단장을 처음 맡아보는 나는 어깨
를 짖누르는 의무감이 있었지만 다시 한번 해보자고하는 비장감마저 돌았다.
몇 년간의 침체기를 겪으면서 몇 가지를 깨달았다.
우선은 실력 즉 노래를 잘하는 합창단이어야겠다는것, 그래서 대외적으로 인
정받는 합창단이 되어서 합창단원의 한사람이다라는 것에 자부심이있어야 되고
그렇게 단원스스로 만족스러울 수 있는 꾸준히 지속가능한 합창단이 되어야겠
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의 정체성부터 정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합창연주를 목적으로 하는 공연단체“ 이것이 앞으로는 우리의 목표고 의미이
다. 동호회수준을 벗어나서 단원 스스로 자랑스러울수 있는 합창단이어야 한다. “
우선 가장 큰 실천목표는 일정수준 이상의 노래실력을 갖추는 것이었다. 그러
려면 부단한 연습뿐만 아니라 자질이 있는 단원들을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며, 학
교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아
79 _ 4060 우리들의 3色5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