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여영난 도록 전자책150x224

다. 어른들 방에는 푸근하게 추억들이 떠오르는 풍속화나 산수화
가 무난할 것이고, 사무실, 공부방, 연구실에는 녹색 계통의 그림
이나 원근법이 순차적으로 분명히 그려진 그림이 보는 이의 성격
까지 차분하게 해주는 그림치료 효과까지도 있어서 바람직하다.
응접실은 가족모두 공유하는 공간이므로 편안한 파스텔 톤의, 조
용하면서 가족의 추억이 깃 들인 장소의 그림이면 좋고, 서재에
는 군방도, 식탁에는 정물화가 적절하다. 다만 정신수양이 필요
한 사람에게 현란한 추상화는 적절치 않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
다. 현실은 때로 각박하지만 예술은 세상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
고 있다. 그래서 어떤 그림으로는 우리들의 둔감해진 마음을 아
름다움으로 자극하고 깨우치는 정신적 치유사역도 감당하게 되
는 것이다. 절망의 순간에 희망의 풍경화를 그려내는 것이 삶의
캔버스를 아름답게 하는 비밀이 아닐까.

구절초, 65,1x65,1cm, Acrylic on Canvas,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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