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구원이란 무엇인가-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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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를  수반하는  것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하나님께  의존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성도들은
                  그분께  순종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설교를  우리는  흔히  듣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대한  의
                  존과  순종은  이보다  훨씬  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하나님께  대한  진정한  의
                  존은  그분에  대한  순종으로  표현되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대한  의존은  곧  그분에
                  대한  순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관계를  다음과  같은  예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전지(全知)하시고  사랑이  완전하신
                  분이므로  그의  지혜를  100으로  나타내기로  합시다.  이에  반해  인간은  지혜에서도  사랑에서도
                  완전하지  못하므로,  나의  지혜와  사랑을  10으로  나타내기로  합시다.  내가  나를  아는  것보다
                  하나님은  나를  더  잘  아시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나를  더  사랑하신다는  말입니다.  하
                  나님은  100의  지혜와  나에  대한  100의  사랑으로  나더러  동쪽으로  가는  길이  생명의  길이라며
                  그리로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반면  나는  10밖에  되지  않는  지혜와  10밖에  되지  않는  나에  대
                  한  사랑을  기준으로  헤아려  볼  때,  동쪽으로  가는  길은  손해보는  길이며  차라리  서쪽으로  가
                  는  길이  이로울  듯싶습니다.
                  이때  내가  나의  지혜와  사랑보다  열  배나  큰  하나님의  완전한  지혜와  사랑에  진정으로  의존한
                  다면,  나의  불완전한  지혜와  사랑이  제시하는  서쪽  길을  택하지  않고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동
                  쪽  길을  택할  것입니다.
                  이렇듯  하나님께  대한  의존은  순종으로  표현되게  마련입니다.  다시  말해  의존과  순종은  동전
                  의  양면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  대한  순종이  없는  의존은  가짜  의존이
                  며,  그것은  또한  미신의  한  특징입니다.
                  자기  주장  의지로  하나님을  떠나는  인간
                  앞서  우리는  하나님께  의존하는  태도가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올바른  태도라고  규정했고,  이
                  의존은  순종으로  표현된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께  의존하고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올바른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의존과  순종의  관계일  때  인간은  그분과  올바른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죄’의  본질은  바로  하나님께  대한  이러한  인간의  올바른  태도를  버린  결과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갖지  못한  데  있습니다.  이렇게  올바른  관계를  깨뜨리는  것은  인간의  ‘자기를  주장하
                  려는  의지(Selbstbehauptungswille;  Self—assertive  will)’의  발로의  결과입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께  대해  독립을  선언한  것입니다.  즉  자기의  지혜,  자기의  힘,  자기의  사
                  랑,  자기의  시간  등  자기  속에  내재한  자원으로  자기의  생명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환상
                  가운데,  하나님께  의존하고  순종하는  것을  속박의  상태로  인식하고,  자기  뜻대로  자기  멋대로
                  살고자  하나님께  대항하여  자기를  주장하고  독립을  선언한  것입니다.  이것은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께  등을  돌리는  행위입니다.  인간이  온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무한한  지혜,
                  무한한  힘,  무한한  사랑,  영원  등  무한한  자원을  공급받아  그  자원에  의존하여  살  수  있는  존
                  재로서의  활로를  끊어  버리고  스스로를  스스로에게  닫아  버리는  것입니다.  그  결과  인간은  자
                  기  속에  내재한  극도로  제한된  자원에  갇히게  됩니다.
                  그리하여  인간은  길어야  100년이라는  제한된  시간,  영원에  비하면  순간에  불과한  시간을  살아
                  갑니다.  자원의  공급마저  떨어져  그  짧은  인생  동안  한  시간  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제한된  지혜와,  무슨  일이  일어난들  그  모두를  해결할  수  없는  제한된  힘과,  이웃에  대한  극
                  히  제한된  사랑  등으로  살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앞서  ‘죽음의  증상들’이라고  규정한  모든  악과  고난들은  창조주  하나님께  의존하고  순종하여
                  그의  무한한  자원들을  계속  공급받기를  거부하고,  그에  대항하여  자기  주장을  함으로써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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