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구원이란 무엇인가-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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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성을 만물의 척도로 삼으며 인간이 스스로의 주가 되어야 한다고 고취하는 사상이 바로 태
초에 아담과 하와를 스스로 ‘하나님같이’ 되도록 유혹했던 뱀의 ‘사상’임을 알게 됩니다. 인간
을 높이고 생명으로 이끄는 사상이 아니라, 인간을 하나님께서 원래 지으신 하나님의 형상의
고양된 지위에서 떨어지게 하는, 곧 인간 이하로 비하하는 사상이요 죽음으로의 사상임을 깨
닫게 됩니다.
스스로 ‘하나님같이’ 될 수 있다는 사탄의 꾐에 빠져 하나님에 대해 ‘자기 주장’을 하고 그분
으로부터 소외되어 사탄의 종으로 자기의 제한된 자원에 갇히게 된 인간은 자신의 자원의 빈
곤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서는 자신의 자원을 늘릴 수 있는 한 가지 길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것은 곧 다른 사람의 자원을 빼앗는 길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굴종시켜 그들의 자원으로 자
신을 섬기도록 하여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길이 인간을 죽음으로부터 건져 낼 수 있는 길은 아닙니다. 다만, 죽음
의 증상들을 약간 완화하는 데 불과합니다. 그러나 빈곤한 자기 자원에 갇히게 된 모든 인간
들은 그 길이 ‘삶’의 길인 양 서로에게 자기를 주장하며, 상대를 자기에게 굴종시키고, 상대의
자원을 착취하려 합니다. 그래서 인간 사회가 치열한 생존 경쟁과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정
글 곧 금수의 세계가 되어 버렸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갈등과 그로 인한 고난이 여
기서 나오게 됩니다.
만인이 만인과 더불어 다툼으로 빚어지는 인간 사회의 갈등과 고난은 개인과 개인뿐 아니라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 사이에도 나타나고, 크게는 세계 대전으로까지 나타나 수천만이 살
상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고난은 궁극적으로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자기 주장을 하여 자신의 제한된 자원에 갇
힌 데서 기인합니다. 이렇게 죄의 본질인 ‘자기 주장을 하려는 의지’는 인간을 하나님으로부터
소외시키고 그분과 갈등을 일으키며, 동시에 동료 인간들로부터도 소외시키고 그들과도 갈등
을 일으킵니다.
죄는 ‘삼중적인 소외’를 가져온다
사실 죄는 삼중적인 소외를 가져옵니다. 하나님으로부터의 소외, 이웃으로부터의 소외, 그리고
진정한 자아로부터의 소외를 가져옵니다. 인간의 본질은 피조물입니다. 인간의 진정한 실존은
창조주 하나님께 의지하고 순종하는 관계에 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자아입니다. 우리의 자
원이 무한하다고 환상을 가지면서 우리를 하나님으로 만들 때 우리가 진정한 자아를 잃어버리
는 것입니다. 자기 주장을 하게 되면 자아를 찾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한 자아를 잃어버
립니다. 죄는 자기를 자기로부터도 소외시키는 삼중적인 소외를 가져옵니다. 인간이 자기 자
신으로부터 소외되었을 때 나타나는 정신병, 불안과 같은 신경증 등이 다 여기에서 옵니다.
이웃과의 갈등 속에서 오는 모든 고난과 궁극적으로 인간의 제한된 자원에서 오는 모든 고난
이 바로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된 죄 때문에 오는 것입니다.
죄에는 두 가지 죄가 있습니다. 원죄(原罪)와 실행 죄(失行罪)입니다. 지금까지 다룬 것은 원
죄입니다. 자기를 하나님으로부터 닫아 버리는 것이 원죄라면, 원죄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
으로서의 죄를 실행 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행 죄에는 생각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죄(예를
들면 증오, 시기), 말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죄(남을 욕하고 남에게 상처 주는 언어), 행동으로
나타나는 죄(폭력)가 있습니다. 생각에서 말로 그리고 행동으로 죄가 발달할수록 파괴력이 큽
니다.
이제 인간은 자기를 스스로 닫아 버림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무한한 자원에서 분리되어서 자
기의 제한된 자원에 갇혀 모든 악과 고난의 상태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구원이란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