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구원이란 무엇인가-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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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자기를 “그 ‘사람의 아들’ ”이라 하셨을 때, 그리고 종말에 구름을 타고 천사를 동반
하고 와서 이 세상을 심판하는 이로 나타난다고 하셨을 때, 분명히 다니엘 7장 13절을 두고
하신 말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그런 신적 존재라는 말씀입니다. 다니엘 7장 3
절에서 다니엘이 환상 가운데 본 사람과 같이 생긴 신적 존재가 7장 18절 이하에 해석되어
있는데, 그분이 종말 때에 하나님의 진정한 백성의 대표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이 자
기를 “그 ‘사람의 아들’ ”이라고 한 것은 자기가 바로 다니엘의 환상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의
아들들을 창조하고 대표하는 분이심을 미리 나타내신 것입니다.
구약에서는 천사들도 하나님의 아들들이라고 표현했고 이스라엘 백성들도 하나님의 아들들이
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서 하나님께 의존하고 순
종하며 사는 관계를 맺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의존하지도 않고 순종하
지도 않아서 이 언약이 깨졌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예레미야나 이사야를 통해 새 언약을 세
워, 종말 때 하나님을 섬기고 순종하고 의지하는 진정한 하나님의 새 백성을 창조할 것을 예
언하시고,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도록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다니엘 7장의 예언도 바로
이러한 새 언약의 예언입니다. 종말에 하나님의 아들이 곧 오셔서 하나님의 진정한 백성을 창
조하고 대표하리라는 것을 뜻합니다.
메시아는 인류의 죄를 짊어지는 대속 제물
그러면 왜 예수님이 자기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분명하게 고백하지 않았을까요? 예수님 당시
‘하나님의 아들’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는 사무엘하 7장 12절 이하 말씀의 전통에서 비롯된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의 아들로서 다윗과 같은 군사적, 정치적 메시아를 기대하고 있었습
니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이해와는 달리 예수님은 그런 식의 메시아가 되고자 한 것이 아
니셨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은 군사적, 정치적 메시아가 아니라 종말에 진정한 하나님의 백
성을 창조하는 그런 메시아로 오신 것입니다.
이사야 42–53장의 이른바 “주의 고난받는 종의 노래”의 그 마지막 노래에서, 배역한 이스라
엘을 위해 그 종이 그들을 대신하고 대표하여 자기 목숨을 버려 속죄하는 역할을 감당한다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고난받는 종’의 역할입니다. 이사야에서 주의 고난받는 종의 첫 번째
노래라고 할 수 있는 42장 6절에 보면, “나 여호와가 의로 너를 불렀은즉 내가 네 손을 잡아
너를 보호하며 너를 세워 백성의 언약과 이방의 빛이 되게 하리니”라고 쓰여 있습니다(사
49:8 참고). 주의 종이 새 언약을 세우는 분이라고 합니다. 주의 종이 새 언약을 세우면 새로
운 하나님의 백성이 탄생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조상들과 언약을 맺었듯이 이제
하나님께 완전히 순종하고 의존하는 주의 종을 통해 새 언약을 이루시고 새로운 백성을 창조
하시겠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이 두 예언을 종합하여 마가복음 10장 45절에서 자기의 오신 목적을 나타내셨습니
다. 즉 이사야 53장에 예언된 대로 죄인들을 위해 ‘대신적이고 대표적인 죽음’을 함으로 말미
암아 이사야 42장 6절에 예언된 대로 새 언약을 세워서 하나님의 진정한 백성을 창조하고 대
표하는 바로 “그 ‘사람의 아들’ ”(단 7:13)과 같이 나타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알기 쉽게 간단히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수님 자신과 자신의 과업에
대한 이해는 마가복음 10장 45절에 가장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아들’ ”은 섬김
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섬기기 위해, 그리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을 위한 대속물로 바
치려고 왔습니다. 여기서 “그 ‘사람의 아들’ ”이란 구약의 다니엘 7장 13절에 나오는 “한 사
람의 아들 같은” 존재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예수님이 자기를 “그 ‘사람의 아들’ ”이라고 부르
셨을 때, 그분은 사실 자기가 다니엘 7장 13절에 나오는 바로 “그 ‘사람의 아들’ ”임을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