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교화연구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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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등 지금은 보기 드문 귀한 동물을 실물로 직접 보고 교감하면서 자랐어요.
소도 타고 다니고...^^ 동·식물을 그림책이 아닌 자연 속에서 생생하게 보고 듣
고 만지면서 말이죠. 그렇게 어린 시절을 산에서 자라다 보니,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졸업 이후 대구 시내로 거처를 옮기면서 부터인 거 같아요.
동물들을 보고 만지면서 자라서인지 어린 시절 동물에 관심이 참 많았어요.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책도 어니스트 톰프슨 시튼의 「시튼동물기」였으니까
요. 동물 문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시튼동물기는 늑대 로보 사냥에 참여했던 경
험으로 쓴 이야기로 흥미를 위해 약간의 미화가 있긴 하지만, 모두 실제로 존
재했던 동물들의 생생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늑대가 대장으로 무리를 이끌
어 가는 지혜와 용감함이 잘 표현되어 있어요. 시튼은 동물들을 사람처럼 생각
하고 자연과 어우러져 살았으며, 동양사회와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서 자연에
대한 태도를 바꾸게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시튼은 미국 보이 스카우트 창설
에도 크게 기여 했고, 초대단장을 역임하였기도 했어요. 자연과 함께 성장해 온
저와 너무 궁합이 잘 맞는 책이면서 저에게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주어서 더욱 잊지 못할 책이기도 합니다.
Q. 현재의 서재를 부르는 이름이 있으시다면?
흔히 독서를 독서삼매경이라 하지 않습니까? 저는 많은 정보가 담긴 책을
보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에 담긴 성격과 마음을 이해하여 바른 가치관이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본인 내면의 성격과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많은 양의 책을 빨리 보는 것 보다는 글을 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며
책을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책의 내용을 깊이 있
게 이해하기 위해서 삼밀관을 하듯이 책을 읽어야 작가의 의도를 명확하게 이
해할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책을 보며 공부하는 이곳을 ‘삼밀관서재’
라고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저는 책을 되도록이면 정독해서 책 속의 진리를 저
의 것으로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독서의 중요성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의 「백학사의 초가집을 지나며」라는 시가 있어요.
이 시는 백학사가 안사의 난으로 조정에서 물러나 산속에서 조그만 초가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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