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부산대첩 소식지(창간호 vo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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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야기




                ■ 문화 - 영화 '귀선'




                귀선 그리고 부산해전

                그러나 부산대첩




                영화 <귀선>은 KBS가 최초로 기획한 블록버스터 영화로서 팩츄얼 드라마 [임진왜란 1592]를 연출한 KBS 김
                한솔 PD가 각본과 감독을 맡는다. [임진왜란 1592]는 2017년 한국방송대상 대상, 뉴욕TV&필름 페스티벌 작
                품상 금상과 촬영상, 휴스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등 국내외로부터 인정받은 작품이었다.
                영화 <귀선>은 거북선이 첫 출격한 사천해전(1592년 5월 29일)을 시작으로 부산해전(1592년 9월 1일)까지
                펼쳐진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 그리고 거북선에 탑승한 승조원(乘組員)들의 이야기이다. 2021년 개봉 예정.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                 면서 임진왜란이 시작되었고 그날부터 7년의 전쟁이 끝날 때
                은 다름 아닌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는 것이었다. 이미 소설,                까지 부산은 왜군의 본진이었다. 전쟁 무기, 식량과 군사들이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임진왜란을 다뤘기 때문이다. 그리                 부산 본진에서 조선팔도로 전해진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모두
                하여 약 3년이라는 오랜 취재 기간을 두며 소재를 발굴에 매                가 알다시피 전쟁의 목표는 적의 본진을 치는 것이다. 1592년
                진하였고 제가 찾은 새로운 소재는 “거북선” 그리고 “부산해                9월 1일, 이순신 장군도 적의 본진을 공격한다. 그것이 부산
                전”이었다. 소재를 발굴한 그때의 심정은 실로 진흙 속에서                 해전이다. 부산 앞 바다에서 이순신 장군은 왜선 470척과 싸
                진주를 찾은 심정이었다.                                    워 130척을 분멸하는 쾌거를 이룩한다. 두 달 전에 벌어진 한
                 임진왜란 당시 귀선(龜船)이라 불렸던 거북선은 우리에게                  산대첩에서 왜선 73척과 싸워 59척을 분멸한 것에 비해서도
                너무나도 익숙한 소재이다. 그런데 나는 왜 새로운 소재라고                 분명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분멸한 왜선 숫자
                생각하게 되었을까? 거북선에 대해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생                의 많고 적음보다 더욱 집중해야할 것은 본진을 타격했다는
                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순신장군이 만                  것이다. 이로써 조선팔도의 모든 왜군들에게 타격을 가한 셈
                든 거북선은 설계도가 남아있지 않아 고증이 불가능한 상황                  이다.
                이다. 현재까지도 거북선이 2층인지 3층인지 혹은 2층 반인                 예로, 제 1군은 더 이상 진군하지 못한 채 평양성에 발이 묶
                지 학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거북선이 철갑선                이게 되었고 보급에 문제가 생겨 시간이 지난 후 아군의 시체
                인지 여부 역시 논란이 되고 있지요. 결국 거북선이 어떻게                 까지 먹어야하는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된다.
                생겼는지 그리고 이순신 장군이 펼치던 진법 중에서 거북선
                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싸웠는지 현재 우리는 알 수 가
                                                                  “부산대첩은 이순신 장군님 해전의 열매를 맺은 의미를 지
                없다. 영화는 거북선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싸웠는지 세
                                                                 니고 있다.” 이것은 부산대첩기념사업회 김종대 이사장님이
                세하고 사실적으로 고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표현할 것이다.
                                                                 필자에게 해주신 말씀이다. 옥포해전을 시작으로 씨앗을 심
                물론 그 결과물은 너무나도 재미있고 통쾌한 해양 블록버스
                                                                 고 한산대첩으로 꽃을 피웠으며 부산해전으로 열매를 맺었
                터 영화가 될 것이다.
                                                                 다는 말씀이다. 필자는 이 말씀에 진심으로 공감한다. 또한
                                                                 말씀 중에 주목해야할 점은 부산해전이 아닌 부산대첩으로
                 부산해전은 우리에게 너무 낯선 소재이다. 소위 말하는 임                 칭하신 것이다. 이 역시 저는 공감한다. 진흙 속에 숨겨진 진
                진왜란 3대첩에 포함되어있는 전투도 아니다. 심지어 주위의                 주를 발굴하는 것처럼 부산해전이 아닌 부산대첩으로서 진
                부산 분들도 부산해전에 대해 잘 모른다. 그렇다면 부산해전                 정한 의미가 재평가되어야한다. 그러므로 영화 <귀선>은 재미
                이 다른 해전에 비해 의미가 덜한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                 있는 해양 블록버스터 영화이면서 부산대첩의 진정한 의미를
                자면 아니다. 오히려 저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는 영화가 될 것이다.
                생각한다.
                 1592년 당시 15만8천7백의 大군단이 부산 앞바다에 당도하                                             글 김한솔 K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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