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오산문화 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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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VOL. 67  osan culture










                         식을 사랑하고 애정이 담긴 그 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느껴 본다.

                         올해도 우리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첫 부모가 된 어머니, 아버지들에게 부모
                         이기 전에 자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제대로 부모의 입장이 되어 보지 못한 젊은 부모님
                         들에게 드리는 선물로 어버이날을 준비한다.
                         매년 어버이날을 맞아 아이들과 고사리 같은 손으로 카네이션을 만들고 젖은 수건으로 부
                         모님의 손을 닦아 주는 세손식을 한다. 손을 닦아주며 사랑합니다. “아빠 힘내세요.”를 불

                         러드리며 안아주는 세 살, 네 살 아이들. 그 어떤 선물보다 큰 선물을 받아 든 젊은 부모님
                         들은 “내가 진정 부모가 되었구나.”를 느낀다고 하신다. 항상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아직은
                         어리지만, 우리 아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또 부모님들도 내 부모의 손

                         을 기억하길 바래본다. 진자리 마른자리 우리를 키우신 손을 우리가 바쁘다는 핑계로 지나
                         쳐가지는 않았는지, 때로는 삶의 무게에, 때로는 인생의 고단한 시계에 잊고 살지는 않는지
                         생각하게 한다.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는 손, 포근한 이불 같은 손, 하지만 세상 풍파를 막아주던 손,
                         때로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모든 것을 내어주던 그 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 어린 시절 부모님의 손에서 나던 비린내는 나에게는 어떤 향수의 향기보다 좋았다. 때로
                         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나에게는 태산 같은 손이며 바다 같은 손이다.
                         지천명이 된 지금 과연 나는 어떤 손으로 기억될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당신은 어떤 손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10대는 학업에, 20대와 30대는 삶의 자리를 잡느라, 40대는 아이들을 키워가느라,
                         어느덧 50대에 들어서 더 크게 다가온 것은 아버지의 손.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덧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뒤로 한 채, 자신의 힘으로만 살
                         아간 줄만 알았던 오만했던 나의 모습 속에, 이제는 내가 아버지의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발

                         견한다.
                         어린시절 추위에 떠는 내 손을 잡아준 아버지의 온기를 갖은 그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되라고 이야기한 그 손길을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 버리진 않았는지.

                         어버이날을 맞아 아버지를 찾아 그 손을 부여잡고 한참을 쓰다듬으며 밀려오는 따스함에 이
                         제 그 자리에 선 나에게 내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아버지의 손을.
                         그 손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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