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오산문화 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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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VOL. 59 osan culture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유교는 민주주의와 걸맞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은 어디까지나 주권재민主權
않는 사상으로 치부置簿하는 경향이 있다. 在民에 있다. 국가의 주인된 권한이 인민에게 있
민주자유인권民主自由人權과 유교정치사상儒敎政 다는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민이 직접 주인된
治思想이란 편서編序에서 유학사상과 민주자유 인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는 어느 민주국가에도 존재
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예를 들어 견해를 밝힌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형식상 인민이 통치자에게
바 있다. 첫째, 유학사상이 근본적으로 민주자유 그 주권主權행사를 위임 대행하게끔 할 뿐이다.
인권에 반反한다는 것이다. 둘째, 민주자유인권 또한 군주제도君主制度에서 임금이 행한 주권행
을 동양사상東洋思想에 걸맞지 않는 서양인의 전 사도 내용상 엄연히 백성의 대행代行사항이 된
유물專有物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셋째, 그의 일 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민주주의는 국민의 직
부분만이 부합된다는 견해이다. 간접 선거를 통하여 통치자를 선출 한다는 사실
이에 대해 도대체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서양에 뿐이다. 즉 문제의 핵심은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
서 간행된 철학백과사전哲學百科事典에 의하면 는가의 여부이다.
‘민주주의는 가장 정의正意 내리기 어려운 것이 유교에서는 국민의 의사를 민심민의民心民意라
며 개념槪念 내리기 어려운 개념 가운데 하나’라 일컫는다. 그리고 민심민의를 정치판단의 근본으
고 말했다. 영국의 칼 베이커는 민주주의는 개념 로 삼는 사상을 유교에서는 민본사상民本思想이
상 일종의 여행용 가방이라고 했다한다. 이를테 라 한다. 민본이란 말은 원래 서경書經의 오자지
면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耳懸齡: 가五子之歌편에서 ‘백성이 오직 나라의 근본이니
鼻懸齡라는 것이다. 즉, 일정한 개념이 없는 것이 근본이 견고해야 나라가 안녕되리라民惟邦本 本固
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바로 이것이다 저것이다’, 邦寧는 글에서 민民자와 본本자를 추출하여 합성
또는 ‘민주주의에 반反한다 아니다’라고 쉽게 결 한 개념이다.
론 내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이 말은 B.C 2138년 중국 하夏나라 태강太康이
이 세상에 어느 사상도 백성을 위하지 않는 정치 임금 자리에서 쫓겨났을 때 그의 다섯 아우가 아
사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버지 우왕禹王의 교훈을 상기想起하며 탄식한 글
서구西歐민주주의만이 천하의 민본이요 진리인 의 한 구절句節이다. 민民은 나라邦의 상대개념
양 외치고 있다. 즉 다른 정치제도는 반민주요 반 이요 본本은 말末의 상대개념이다. 민본民本이라
인권이라고 배격한다. 그래서 수천 년 동안 동양 는 개념은 첫째로는 의사결정에 있어서 민심民心
에서 제도화되었던 유학사상도 역시 서구적 잣대 이나 민의民意가 원초적原初的 조건임을 제시하
로 평가절하 되고 있다. 여기서 민주는 인민人民 며, 둘째로는 국민이 국가에 대하여 가장 근본적
이 주인이라 풀이한다. 그러나 democracy는 원 존재存在라는 뜻이며, 셋째로는 국가에 대하여
래 희랍어 Demos다수와 Kratos힘의 합자이다. 주체적 실체實體임을 나타내며, 넷째로는 국민
곧, ‘다수의 힘’이라는 뜻이다. ‘인민의 주인’이라 을 하대下待하지 말고 공경恭敬해야 위인상자 내
는 말이 아니라 다수에 의한 힘의 범주範疇를 제 하불경爲人上者 奈何不敬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
시한 것이다. 한, 정치철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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