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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의례의 과정은 ‘택일·금기―청신(請神)―대접·기원―송신(送神)―금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                                         491
                  다. 그렇지만 앞부분의 택일·금기를 청신에, 뒷부분의 금기를 송신에 포함하면, ‘청신―대접·기원                                           문화

                  ―송신’, 즉 ‘신을 청하고, 환대하고, 환송하는’ 3단 구성을 보인다. 그리고 하나의 굿은 소제차(小祭                                      · 예술
                  次)나 거리·석(席)·굿 등이라고 불리는 여러 작은 굿들로 이루어지는데 이 작은 굿들도 굿당을 정

                  화하고 청신하는 굿을 앞쪽에, 무속신을 모셔 대접하고 기원하는 굿을 중간에, 잡귀들을 풀어먹이는                                           · 체육
                  굿을 마지막에 배치하면 ‘청신―대접·기원―송신’의 3단 구성을 보인다.                                                          /  교육

                    무속의례의 지역적 특성을 보면, 중·북부지역(경기도·황해도·평안도)에는 주로 강신무(降神巫                                             /  종교
                  : 박수 등), 남부지역(영남·호남·영동·제주도)에는 주로 세습무(世襲巫 : 호남-단골, 영남-무당,

                  제주도-심방 등)가 많다. 중·북부지역의 굿에서 강신무가 신으로 전환하기 위해 입는 무복과 신의
                  위엄을 나타내는 도검류와 황홀경을 유도하는 빠른 장단을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세습무의 굿에는

                  대체로 서사무가가 풍부하고, 제주도를 제외하면 사제가 여무(女巫)이며, 강신무의 굿에 비해 강신의
                  요소인 ‘공수(신의 말)’나 신의 의사를 알기 위한 점(占)이 없고, 신으로 전환하기 위한 무복들에 비중

                  을 두지 않아 무복의 종류가 적은 편이다.
                    민간신앙의 경우에는 신화·의례·주술·제사·행사·마을신앙·가정신앙·세시풍속·통과의

                  례·장제(葬祭)·점복·금기·풍수(風水)·무속·조상숭배·동제(洞祭)·민간의료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범주를 관통하는 특징으로는 민족적 전통성, 형식이나 내용의 비조직성, 신자나 신앙 종사자

                  들이 지배계층이 아닌 서민 또는 대중이라는 점 등 세 가지가 지적된다.
                    민간신앙의 실천 영역은 주로 개인과 가정, 그리고 마을이다. 개인 단위의 청수와 기원, 가정 단위

                  의 고사, 마을 단위의 동제 또는 당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가정 단위의 고사 주체가 일반적으로는 주
                  부라면, 동제나 당제 등 마을 단위의 의례를 집행하는 주체는 무속인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

                  로 마을에 사는 남자가 제관 역할을 맡는다.
                    민간신앙의 실천 영역 가운데 보존성이 강한 부분은 마을 단위로 건강과 풍농·풍어를 위해 지내

                                                   3)
                  는 동제(洞祭) 또는 동신제(洞神祭)이다.  동제 형태는 마을 사람이 제관이 되는 형태, 그리고 중부 지
                  역의 도당굿, 서해안의 풍어제, 제주도의 당굿처럼 무당(제주도-심방)이 참여하는 굿 형태가 있다.

                  동제 시기는 대체로 정월 초이틀이나 사흘에 하거나 대보름 자정인데, 왕신이나 장군신을 모신 경우
                                                                   4)
                  에는 해당 인물의 탄신일이나 기일에 제를 올리기도 한다.
                    동제 또는 당제의 과정은 대체로 6개 과정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①제일(祭日) 선택, ②
                  제주(祭主, 화주·제만·굿장모) 1인, 축관 1인, 집사(執事) 1인 등의 제관(祭官) 선출, ③제관들의 금








                  3)  일제강점기에 일본 학자들은 동제를 부락제(部落祭)로 불렀다. 지역별로 동신의 명칭에 따라 ‘산신제’·‘서낭제’·‘용신제’ 등으로 불렀
                    다. 호남지방에서는 ‘당산제’·‘당제’, 중부지방에서는 ‘도당굿’, 제주지방에서는 ‘당굿’이라고도 한다. 그 외에 지역에 따라 ‘산고사·동고
                    사·‘별신굿·장승제·용궁맞이·풍어제(주로 어촌)·배서낭굿’ 등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4)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제 항목. 동제의 신앙 대상은 대체로 산신·서낭신[城隍神]·토지신(土地神)·용신(龍神)·부군신(府君神
                    )·국수신·천신(天神) 등이 많고, 지역에 따라 왕신(공민왕신·태조대왕신 등), 장군신(김유신장군신·임경업장군신·남이장군신 등)을
                    모시기도 한다. 영남의 동해안지역에서는 골매기신[防谷神]이, 제주도에서는 도깨비신이 동제 대상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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