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3 - 오산문화총서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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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지역은 백제권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Ⅳ. 나오는 말





                         지금까지 1930년대에 채록된 오산 12제차 ‘시루말’이 갖고 있는 창세신화의 성격과 의미에 대
                       해 살펴봤다. 천지개벽 내용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지는 않으나 일월조정, 천부지모의 결합 등

                       창세신화가 갖춰야 할 요소와 내용을 충분히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적 서
                       사무가인 북부지역 함흥의 ‘창세가’와 남부지역 제주도의 ‘천지왕본풀이’ 등과 비교해봄으로써

                       ‘시루말’의 특징과 의미를 확연히 알 수 있었으며 세 곳의 서사무가가 서로 연관성을 갖고 있음
                       을 알게 된 것도 큰 소득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서사무가의 내용 전개상 그러했으리란 추측
                       으로 가능한 것이다. 서사무가가 굿 속에서 연행되었던 굿의 일부였던 만큼 무악(巫樂)이나 건

                       국신화를 포함한 기타 구비문학 등을 비교해 살펴보는 것도 창세신화의 연관성을 밝히는 한 방
                       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시루말’은 ‘경기도당굿’ 이라는 틀 안에서 연행되었기 때문에 경기도당굿을 이해해야 ‘시
                       루말’의 본질에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굿을 종교의 한 영역으로 보기보다 우리 민족 대다
                       수 민중이 입에서 입으로 전한 우리의 역사이자 우리의 이야기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우리의 창세신화 ‘시루말’은 보는 사람에 따라 보석을 추출할 수 있는 원석도 되고, 오

                       래된 빛바랜 ‘신화라는 새빨간 거짓말’이 될 수도 있다. 부족하지만 산재돼 있는 자료들을 정리
                       해 우리의 창세신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는 마음으로 위안을 삼으며 이 글을 마친
                       다.


















                                                                     오산 12제차 중 ‘시루말’의 창세신화 고찰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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