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오산시 역사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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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1동으로  역말은  역촌이라고도  하며  예전에  청호역이  있던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면서  고속도로  너머(동쪽)에  있는  관계로  발
                  전이  더딘  지역이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등에  나타나는  기
                  록으로  보아  역말은  600년  이상  된  마을로  추정된다.  역이란  한양과  지방을  오가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숙박시설이나  말을  위한  마구간  등이  있던  곳으로  그  당
                  시에도  번화했던  곳이다.

                    현  오산시  역말  지역에  있었던  청호역은  삼남대로에서  동쪽으로  1km  이상  떨어진
                  작은  골짜기  입구에  있었으며,  당시  조선시대의  수원부의  타  지역의  가천역과  화천
                  역도  삼남대로에서  각각  2km,  3km  이상  떨어져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에
                  대해서  일찍이  실학자인  유형원도  전국적으로  많은  역이  길  옆에  있지  않고  길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하여  도로의  운영에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역촌은  19세기  후반  이후  그  기능을  대부분  상실하여  현재  그  형태나  구조를  파악

                  하기  어려우며,  지명  등을  통해  위치의  비정  정도가  가능할  뿐이다.
                    한편  『춘향전』에는  한양에서  남원  가는  여로(旅路),  이른바  노정기(路程記)가  두
                  번  나온다.  변학도가  남원부사로  부임하는  길이  그  하나이고,  이도령이  암행어사가
                  되어  내려가는  길이  다른  하나이다.  여기에도  청호역이  나온다.



                    “남대문  밖  내달아  칠패  팔패  청파  배다리  너푸내  얼풋  건너  오야고개  바삐  넘어
                  동작이  월강하여  승방들  내달아  남태령  바삐  넘어  과천읍내  중화하고,  찬우물  자진
                  골  사그내  얼른  지나  지지대  하마하고  미륵당이  내려가니  포기정이  거기로다.  화성
                  을  다다라  북문  안  넌짓  들어  남문  밖  숙소하고,  이튿날  내달아  상류천  하류천  대
                  황교  비껴놓고,  떡전거리  중미고개 장개울 넘어가니 오미장터 거기로다. 청외를 얼른 지나 진

                  위읍내  새둑거리  소골지나  칠원소사  말을  몰아  애고다리  개평이  홍경이  지나가니
                  성환  술막  대자거리  웃비뚜리  아랫비뚜리  천안읍내  얼른  지나  삼거리  숙소하고  이
                  튿날  내달아  도넘피  바삐  넘어  굴머리  부처댕이  지나가니  김제역촌  거기로다.  신덕
                  평  구덕평  원터가  중화되고,  차령을  잠간  넘어  인주원  바라보고  팔풍정이  지나가니

                  관정역촌  거기로다.  활원  지나  모로원  장터  숙소하고  이튿날  내달아  일신지나  금강
                  건너  장거내  말을  몰아  높은  행길  바삐  지나,  소지  역말  기사원  널터  지나  경미역
                  에  숙소하고  풋개다리  건너서서  미구경  말을  몰아  사교장터에  가니  황하정이  지경
                  이라.  지애미고개  넘어  여산읍내  쑥고개  연봉정이  능개울  통새암  바삐지나,  삼례  긴
                  동  말을  몰아  숲정이  들어가니  전라감영  거기로다.  전주  경개  구경하자.  한벽당  만
                  화루  좋은  경처  잠간  보고,  남천교  건너가서  노고바위  태령  넘어서서  임실땅  지나

                  가니  남원이  지경이라.”


                    당시  한양에서  전국의  주요  지역으로  통하는  주도로가  9개  노선으로  나  있었는데,
                  남원  가는  길은  한양에서  통영  가는  제6로에  속했다.  통영  가는  노선은  충주,  상주,

                  성주,  함안,  진해로  가는  제5로가  있고  또  전주,  남원을  거쳐  운봉,  팔량치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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