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2 - 오산문화총서 2집

히 아키바 다카시는 각 지방에 있는 무단(巫團) 조직인 스승청(북부지방), 슨방청(제주도),
숭신인조합·신청(전라남도), 재인청(경기도), 풍류방(노량진) 등을 조사하고 그 내용을

『조선무속의 연구』 하권 제11장「무의 사회생활」에 ‘경기재인청’ 을 비롯해 무단 조직의
일부를 기록하는데 이 기록물이‘경기재인청’ 의 존재를 알리는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 책에 기록된 ‘경기재인청’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경기도 수원군 성호면 부산리의 한촌
에 거주하는 무부 이종하의 집에는 『경기도창재도청안(京畿道唱才都廳案)』 1권, 『경기재인청선
생안(京畿才人廳先生案)』 1권, 『경기도창재청선생안(京畿道唱才廳先生案)』 2권이 있는데 1784

년부터 1920년까지 130여 년간에 걸쳐 재인청이라는 무단이 존속함을 알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융희(隆熙) 2년(1908년) 도산주를 지낸 이종만의 말을 빌려 “재인청은 광대청(廣大

廳)·화랑청(花郞廳)으로도 칭하며 경기·충청·전라 삼도의 각 군에 존재하는데 각 도마다
도청(都廳)이 있고, 그 장(長)을 대방(大房)이라 했으며, 대방 밑에는 두 사람의 도산주(都山主)
가 있었다. 한 도를 좌우로 나누고, 좌도 도산주와 우도 도산주를 두어 관할했다. 산주는 대방

을 보좌하며 중요 사항을 평의(評議)했다. 그 밑으로 집강(執綱) 네 명, 공원(公員) 네 명, 장무
(掌務) 두 명이 있었는데, 집강과 공원은 간사에 해당하며 장무는 서무에 해당했다. 이에 비하
여 군 재인청의 장은 청수(廳首)라 했고, 그 밑에도 공원과 장무가 있었다. 계원은 단골집, 즉

세습무만 한하며 전적으로 무악(巫樂, 굿 음악)을 연주하는 화랑, 줄타기·물구나무서기 등의
곡예를 하면서도 무악을 연주하는 재인, 가무 예능인이며 무악을 연주하는 광대를 포함했다”
고 경기재인청의 조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조선무속의 연구』에서 인용한 『경기도창재도청안』 훈서에 따르면 “대개 우리들이 맡은 것은
나라에서 칙사시에 조산위희하는 것이다. 저 사람들에 영합하여 청에 참석하고 공역에 응하

여 관가에 이바지하고, 사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섬겨 자신을 살찌우니 대개 천한 장부가 하
는 일이다. 그러나 갑진 이전의 칙행조산 시에는 맡은 바가 스스로 중하였으나 갑진 이후에 조
산의 규칙이 깨지자 우리 무리들도 곧 한산해지게 되었다”(委任,在 國則勅使時造山爲戱媚於彼

人參廳後應役以爲番供於 官家,在私則事於人肥於己,盖賤丈夫之所爲也,然甲辰時以前,勅行造山
時,則所任自重矣甲辰以後旣罷造山之規則,吾輩便同閑散矣)라는 내용이 있는데 여기에서 칙행

조산의 이전 이후인 갑진년이 정조 9년인 1784년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조선무속의 연구』에
서 경기재인청의 출발점을 1784년으로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선무속의 연구』를 통해 재인청의 규범을 위반한 자에 대한 제재를 소개하고 있다.

선생안에 따르면 제재의 방법으로 타이름, 결태(結苔), 손도(損徒·오륜에 벗어난 행동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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