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5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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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청의 성립 시기와 재인청 조직 및 역할 등은 어느 정도 규명이 됐으나 이론이 있는 부분
은 앞으로 연구를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2. 경기도당굿
‘경기도당굿’은 마을공동체의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경기도에서 행해지던 굿으로 세습무인
화랭이(산이)들이 주로 오산·수원·소사(부천)·인천·시흥·안산·광주 등지를 단골판으
로 활약하였다. 경기도당굿을 하는 무(巫) 집단은 세습무 집안이 중심이 되며 남무인 화랭이와
여무인 미지로 구성된다. 1945년 전까지만 해도 도당굿에는 먼저 화랭이들이 줄을 타고 기생
의 소리와 춤들이 곁들여져 축제 분위기가 강하였다. 199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로 지정
되었다. 상·하권으로 이루어진 아카마쓰 지조, 아키바 다카시의 『조선무속의 연구』를 살펴보
면 상권은 주로 경성을 비롯하여 중부지방(경성·오산)과 제주도의 무가를 일본어로 번역하고
간단한 해제와 주석을 붙여 정리한 것이다. 하권은 전국 90여개 지역에서 현지조사를 수행하
고 관련 문헌을 조사하고 발표한 논문들과 새롭게 작성한 글을 모은 것이다. 상권 제2장에 경
기도 오산에서 채록한 12제차가 수록되어 있다. 『조선무속의 연구』에 따르면 오산 12제차는 경
기재인청 도산주였던 이종만이 구술한 것을 채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12제차가 경기도 오
산에서 행해지던 도당굿이다.
『조선무속의 연구』에서 조선 무속의 기원에 대해서도 밝혔는데 당시 민간에서 전해져 내려
오는 무의 시조(始祖)에 관한 전설이 기원이라 생각했다. 이를 ‘무조(巫祖)의 신분’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네 가지를 보면 지리산의 성모대왕(聖母大王), 중국의 제녀(帝
女), 조선의 왕녀나 귀족의 여성, 왕명을 받은 무녀 등이다. 무조전설 가운데 ‘왕녀무조전설(王
女巫朝傳說)’이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넓은 분포와 지역적으로 다양한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경기도 오산에서는 요왕의 공주로서 아황공주(娥皇公主)가 영험을 크게 나타내 대대로 무인들
사이에서 그녀를 무조로 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종만의 구술로 채록된 오산의 12제차는 ①부졍(不淨) ②시루말(甑詞) ③뎨셕(帝釋) ④손굿
(痘神賽神) ⑤군웅쳥(軍雄請拜) ⑥⑦조상-안ㅅ당굿(祖上-內堂賽神) ⑧셩쥬푸리(成造神歌)
⑨선왕굿(城隍賽神) ⑩계면굿 ⑪터쥬굿(基主賽神) ⑫마당굿(庭賽神)으로 이뤄졌다 (『조선 무속
의 연구』에 한글로 채록된 부분을 그대로 옮김).
12제차는 큰 굿에서 불리는 각 거리의 무가(巫歌)를 일컫는데 특히 각 거리 중 두 번째 ‘시루
말’은 오산 지역의 도당굿에서만 나타나는 본풀이를 지칭한다. ‘시루말’은 창세신화(創世神話)
경기재인청과 오산시독산성문화제 전통 연희(演戲) 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