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오산문화 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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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오산청소년문학상
제11회 오산청소년문학상 최우수작(산문부문)
글 _ 이소원Ⅰ오산고등학교 1학년
어릴 적 누구나 다 발표를 해본 경험이 있을 내가 생각했던 내용이 맞는 것일 때마다 ‘아,
것이다. 누군가는 아주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 그냥 얘기할 걸’하면서 후회하는 일이 다반사였
을 말하는 반면에 다른 누군가는 ‘실수하면 어쩌 다.
지?’, 내 말이 틀리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 맞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나 답
문에 망설인다. 이 두 가지 중 나는 후자인 쪽에 답했고 답이 아닌데도 당당하게 손들고 큰 소리
속했었다. 로 발표하는 주변 친구들이 신기하고 부러웠다.
그렇게 초등학교 6년 동안 내 생각을 똑바로 말
나는 어렸을 적부터 타인의 시선에 굉장히 민 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하게 넘어갔다.
감했었다. 그래서 항상 내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 중학교에 입학하고는 ‘뭔가 달라져야겠다!’라는
타인이 어떻게 반응할까'에 대해 걱정했었다. 포부로 남 앞에 나서도 보고 조별 활동도 이끌어
‘혹시나 내 말이 어눌하거나 듣기에 이상하지 보기도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는 않을까?’, ‘내 말을 듣고 나를 이상한 애 취급 만날 아이들이 각자 역할을 정해주면 그 역할
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오히려 실수하기 일 만 열심히 했던 나로서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쑤였다. 시키고 종합해서 정리하고 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런 일이 매번 반복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발 그런 식으로 힘겹게 1학년을 마치고 2학년 중반
표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게 되었고 남 앞에 나서 쯤 어떤 사건 하나가 내 이런 단점을 송두리째
는 것을 꺼려하게 됐다. 바꾸됐다.
선생님께서 수업시간 때 이전에 배운 내용을
질문하실 때도 ‘이거 아니었었나?’ 하고 생각하면 중학생이 되기 이전, 근처 이웃이었던 선생님
서도 ‘혹시나 내가 틀리면 어떡하지’하는 걱정 때 한 분과 잘 알고 지냈었는데 어느 학교에서 일하
문에 답하지 않았다. 시고 어떤 과목을 담당하시는지 잘 몰랐다. 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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