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전시가이드 2025년 11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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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1. 13 – 11. 25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79-4648, 평창동)
유진아terrs_inside24.8
김양미어디든 갈 수있어, 60.4×72.5cm, Acrylic on canvas, 2025
유진아terrs_inside24.8
김양미 展 유진아 展
글 : 김양미 작가노트 글 : 조경진(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연구교수)
나의 작업은 일상적인 공간 안에 상상의 장면을 끌어들임으로써, 현실과 상상
이 공존하는 경계를 탐색한다. 그 공간은 물리적인 장소라기보다, 감정의 기 유진아의 작업에서 형식적 안배가 질량의 은유를 보조한다면, 그의 사물의
억이 겹겹이 쌓인 내면의 방이며, 동시에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적 공간 실제적 텍스처와 물질적 객체성은 그 은유의 실질이자 직접적 수단이다. 그
으로 기능한다. 나의 그림 속 방은 모두 닫힌 공간 같지만, 실제로는 많은 출구 의 은유는 사물과 은유를 아슬아슬하게 오가기에 특별하다. 물론 실제 사물
를 가지고 있다. 열린 창, 열린 옷장 문, 벽지 속 숲과 이어진 듯 한 배경들, 기이 이 은유가 되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그런 은유는 은유가 활성화하는데 상당
하게 변형된 소품들 속에는 현실 너머를 향한 시선이 담겨 있다. 한 관객의 노력을 요구하며, 사물 자체에 대한 직관적 몰입보다는 지적 반성
과 성찰을 요구한다. 이를테면 뒤샹의 것이 그랬고, 요즘에는 카틀란의 것이
색채는 이야기의 또 다른 주체다. 나는 보색의 대비를 즐겨 사용한다. 안정 그렇다. 유진아의 것은 지극한 물질성, 하나의 현실적 사물임 혹은 객체임으
감을 주는 그린과 강렬한 레드, 따듯한 오렌지와 차가운 블루의 충돌은 감 로 다가오지만, 바로 그 때문에 얼핏 직서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이 초과해
정의 이중성과 긴장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 충돌은 결국 하나의 화면 안에 질을 창발하듯, 물질성의 과도함, 물질적인 너무나 물질적인 것은 질량감을
서 조화를 이룬다. 이것은 내가 다루고 싶은 감정의 층위, 즉 설렘과 불안, 낯 낳는다. 그 질량감의 강도는 우리를 사물의 깊이로 인도한다. 우리가 그 깊이
섦과 익숙함, 현실과 꿈의 양가성(ambivalence)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방 를 느끼고 매혹될 때 비로소 테라의 은유가 활성화된다. 그래서 유진아의 작
식이며 서로 다른 감정과 대조적 색채가 조화롭게 한 화면에 보여 지길 바라 업의 성패는 그의 형상이 질량감을 얻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표면에서
는 의도이다. 깊이로 인도하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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